일상 다반사 / / 2021. 11. 30. 10:56

5남매 김장하던 날 - 200포기의 위엄

5남매 김장하던 날
올해도 그렇듯 200포기 안팎으로 김장을 마무리 했다.


식구가 많은 죄로, 지인들에게 선사하고 싶은 情 때문에, 손이 큰 우리 부모님과 5남매는 올해도 의기투합했다.

모든 김장 재료는 밭에서 직접 공수한다.
배추, 무, 갓, 대파, 양파 등등
김장이 이틀이라면 하루는 이 모든 재료를 다듬고 준비하는데 소요된다.

그중의 가장 백미는 바로 배추 절이기,
지인에게 절임배추도 판매한다고 해서, 그 양이 배로 늘었다. 사촌오빠가 퍼다준 갯물(바닷물)에 퐁담 담고 그 위에 천일염을 솔솔 뿌려서 한나절 이상 절인다. 하루종일 배추와 시름하다 보면 이게 내 허리인지 나는 누구인지 배추와 물아일체 되는 경험을 하게된다.

 

 


- 엄마..올해까지만 절임배추 해주는거야..!!!!!!!!!
딸들의 간곡한 요청에 엄마는 올해까지만 한다고 했는데 내년돼봐야 알 수 있을것 같다.

이렇게 배추가 끝나면 양념소 준비를 한다.

손가락이 갈리지 않을 정도로 있는 힘을 다해 장판에 무를 갈고....

한쪽에서는 파와 갓, 쪽파를 쉴새없이 자른다..

나머지 한쪽은 올해로 삼십두짤인 막내동생이 불을 피운다.
늘 욕먹으면서도 김장때마다 불을 피운다...
그덕에 군고구마도 먹고 항아리 훈제 삼겹살도 먹는데, 그런 음식을 대령하기 전까진 그냥 욕을 먹는다. ㅋㅋ

여하튼, 이런 3중주가 어우러져야 김장을 할 수 있다.

그 후 파란 채소만 제외하고 육수와 고춧가루를 버무려 하루정도 재워놓는다.
간이 잘배는것도 있지만, 일을 수월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면 이렇게 무에서 많은 물이 나온다.

그래도 걱정없다. 나머지 파란 채소를 넣고 쉐킥쉐킷 하면 물은 사라지고 적당한 질퍽함의 양념소로 재탄생하기 때문에.
그다음은 사정없이

계속계속 배추에 소를 넣는다.
해가 갈수록 좋은것은 조카들이 얼추 성장해서(?) 일을 돕는다는 것이다.
고생해라 수아수린!!!!!!!!!!

이렇게 약 2시간 넘게 하면 마무리 된다.
사진 찍을 시간 없이 너무 바빠 자세히, 모든 과정을 못담았지만,  양이 늘어서인지 올해 김장은 생각보다 더 힘들었다.

그럼에도 엄마가 미리 해놓은 나박김치, 총각김치, 골파김치,간장게장, 그리고 나와 의기투합한 배추김치로 냉장고를 꽉 채울수 있음에 참으로 감사한다.
부모님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5남매의 2021년도 김장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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