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다반사 / / 2021. 7. 28. 15:45

소라 삶는법, 젓가락만 있으면 돼요.

섬출신인 나는 엄마가 소라를 한 솥 삶아주면, 오동통한 살보다 회오리 모양의 '소라똥'을 똑똑끊어서 입에 넣기 바빴다. 적당한 단짠에 부드러움과 퍽퍽함의 중간에 있는 저 똥의 식감이 참으로 좋았기 때문이다. 찾아보니 저 부위가 소라의 내장이라고 하던데, 우리 부모님은 '똥', 부뚱개'라 불렀다. 부뚱개는 아무리 찾아도 안나오는 걸 보면 충청도 사투리인가 보다. 뭐!어떻게 부르면 어떠랴~ 맛만 좋으면 되지!!

 

 

운좋게도, 엄마의 지인이 갓잡은 소라를 10kg 주어서 간만에 '똥'의 맛을 보게 되었다. 별도의 해감없이 한번 세척한 후 냄비에 담았다. 양이 어마어마해서 2번 나누어 삶았다.

소라 삶는법 : 물양은 반만 / 삶는 시간은 거품이 올라올때까지

소라의 반이 잠기도록 물을 붓고 뚜껑을 덮었다. 강불로 거품이 올라올때까지 기다렸다가

만능도구, 젓가락으로 푹 찍어 끝까지 들어가면 불을 끈다. 덜익었을때는 젓가락이 쑤욱 들어가지 않는다.

그다음은 제주 해변가에서 소라 파는 포스로, 찬물에 담근 후 하나하나 열심히 빼면 된다.

빼는것 역시 젓가락을 푹 꽂아서 살살살 돌리면 똥까지 나오게 된다.

소라 손질법 : 머릿부분의 틈새를 손가락으로 쓱싹쓱싹, 쓸개는 툭 제거

요 머리틈새에 이물질이 많기 때문에 쓱싹쓱싹 잘 닦아 주어야 한다. 해감하지 않은 상태라 이 부분을 소홀히 하면 지끈거리는 소라를 먹게 된다. 그 다음은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쓸개 부분 , 저검은색이 있는 부분을 쑥 떼어야 한다. 어렸을때 뭣 모르고 먹었다가 쓴 맛에 깜짝 놀란적이 있다. 그리고 개인취향이라는 내장이자 똥, 안먹는 사람은 그대로 버리고 먹는 사람들은 저 부분만 똑 떼어서

모으면 된다. 소라마다 똥 색깔이 제각각이라 빛깔 구경하는 재미도 솔찮다. 참고로 반을 갈라 무조건 침샘까지 제거 해야 하는 것은 '삐뚤이소라'라, 사진속의 참소라는 쓸개까지 제거하고 바로 먹을 수 있다.

그럼 우리가 아는 소라, 슬라이스 하기 전 모습의 소라가 완성 된다. 냉동고에 얼렸다가 끓는물에 살짝 넣으면 바로 해동되니 보관도 아주 쉽다.


식당에서 소라회무침을 주문하면 볼 수 없는 이 귀하디 귀한 '소라 똥'! 직접 시식해보고 싶으시면 지금 바로 참소라를 주문해 보세요. 새로운 식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 지금까지 노블루의 소라이야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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