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6세 남아 유치 크라운 후기를 공유하겠습니다. 영구치도 아닌 유치를 꼭 치료해야 하는지 그 필요성에 의구심을 갖는 분도 계실 텐데요? 저 역시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세 군데 치과를 방문 후 결국 치료를 하게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됐는지 지금부터 그 과정을 공개하겠습니다.
|충치 발견
영유아 구강검진은 물론, 아이의 이가 빠지면서 순차적으로 빠지면서 치과를 꾸준히 방문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몇 주 전 육안으로 봐도 식별가능한 충치하나가 보였습니다. 위치는 끝에서 2번째에 위치한 어금니. 지름 약 1mm의 크기로 살짝 홈이 페어 있었고 그 부분이 살짝 까맸습니다. 노란색으로 점찍은 부분이 발견당시의 충치사이즈입니다.
|치과 방문
누가봐도 치료가 시급한 상태인 것 같아 치과를 방문했습니다.
1. 주니어치과
가장 먼저 간 곳은 주니어치과입니다. 일전에 아래 앞니를 뽑은 곳이었기에 부담 없이 갔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상당한 부담이었습니다. 충치 있는 치아는 신경치료 후 크라운을 씌워야 하고, 해당 치아 앞뒤로 충치가 살짝 보여 함께 씌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 외에 윗니와 다른 곳에도 충치가 발견돼 (정확히 기억은 안니지만 약 6개 언급함) 비보험인 레진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레진은 개당 8만원이고, 신경치료 비용은 올 때마다 내고 씌울 때는 약 20만 원 정도 소요될 거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아이가 치료를 잘 감당하는지 물어보더니 웃음가스도 병행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일전에 다른 병원에서 충치치료 할 때, 웃음가스는 1도 소용이 없어 '어머니도 와서 붙으세요'하는 긴박한 의사의 목소리에 아이와 침대에서 씨름한 경험이 있던 저는 웃음가스는 절대 소용이 없을 거라고 했음에도 이번에는 다르지 않겠냐며 약간 강매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영구치 잘 있는지 확인하는 x-ray 촬영을 의무인 양 요구해 놓고, 설명조차 듣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을 차후에 컴플레인하니 치료가 시작되는 날 설명하려고 했다는 식으로 얼버무려 기분까지 나빴습니다.
결론적으로 약 100만원이 넘는 견적, 유치인데 신경치료까지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구심 그리고 전반적으로 과잉 같다는 생각에 치료는 다음에 하겠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2. 일반치과
주니어치과가 너무 과하다는 생각에 제가 다니고 있는 일반치과를 방문했습니다. 과잉없고 치료비용 역시 다른 곳보다 약간 저렴한 수준이라 의사 선생님이 다른 의견을 주시지 않을까 해서 데리고 갔습니다. x-ray촬영 후 상담을 받았습니다. 이곳에서는 충치 할 치료는 눈에 보이는 그 치아 1개뿐이며, 신경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앞선 진료에서 6개 이상 충치가 나왔다고 하니 그 정도 충치 수준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일단 안심이 되었고 신경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유아 신경치료 역시 성인 신경치료와 동일하게 진행한다고 했습니다. 치료를 잘 받는 아이라면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 아들은 그런 아들이 아님을 알기에 '유치인데 꼭 신경치료를 해야 하는지' 여쭤봤습니다.
"30년 전에는 유치 치료했을까요? 요즘 어머니들이 많이 예민하시게 반응하는 편이긴 한다.
정 치료가 힘들 것 같으면 그냥 썩게 내버려 둔 후 뽑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결국 선택의 문제라고 했습니다. 저는 우선 알았다 하고 나왔습니다. 일반 주사 하나 맞는 것도 자지러지는 아이라 잇몸에 놓는 마취주사가 가능할 거라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신랑 역시 유치인데 꼭 치료해야 하는지, 어린아이가 신경치료 하는 것은 너무 아니지 않은가 하는 생각에 우선 지켜보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습니다. 충치의 범위가 점점 커지는 것이었습니다. 테슬라 로고 처럼 가운데 부분으로 더 길게 페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더욱이 페인 쪽에 이물질이 껴 잘 안 빠졌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어금니 쪽은 초등학교 3학년이다 돼야 빠질 텐데 이렇게 약 3년간 충치를 보면서 견뎌야 한다는 게 저 역시 너무 스트레스였습니다.
더욱이 유치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유치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영구치 맹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발음, 식습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니 꼭 해야한다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관련내용은 하기 글에서 참고 바랍니다.
3. 가족치과
결국 친언니한테 추천 받은 과잉 없고, 손이 빠른 의사가 진료한다는 가족치과를 찾아갔습니다. 6세 조카가 치아에 멍이 들었는데, 다른 병원은 무조건 신경치료 해야 한다고 했지만 해당 치과는 시간을 두면 사라질 거라고 했는데 정말 그러했습니다. 이 때문에 저역시도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일전의 병원은 무조건 신경치료 하라고 했다고 언급을 했는데,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충치를 긁어내셨습니다. 여기서 1차 당황했는데 신경치료까지 갈 필요는 없지만 범위가 크고 깊어서 무조건 씌워야 한다고 해서 2차로 놀랬습니다.
그렇게 마취없이 속전속결로 진행된 충치치료 덕분에 아이의 어금니엔 어느새 임시 충천재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원래는 그냥 씌워도 되지만 하루 이틀 치료된 곳으로 씹어보면서 통증이 있는지 검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통증은 결국 신경치료해야 한다는 소리라 정확히 확인한 후 크라운 씌우는 게 아이를 덜 번거롭게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 이틀을 지켜보니 다행히 통증은 없었습니다.
|유치 크라운
크라운 씌우는 당일입니다. 성인처럼 본을 떠서 씌우는 크라운이 아니라 약 30개 사이즈로 구분된 기성 크라운 중 아이 치아에 맞는걸 찾아서 끼우는 방식입니다. 재료는 SS, 스테인리스스틸로 8만 원입니다.
충치가 있던 치아를 살짝 깍고, 아이에게 맞는 ss크라운을 찾아 붙였습니다. 치료는 약 1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아이는 로봇 은니가 생겼다고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신경치료 없이 치료가 끝났습니다.
결론
아이이게 충치가 생겼다면 치과는 세군데 이상 방문해서 비교해야 합니다. 무조건 주니어만 고집하지 마시고 과잉 없는 일반치과 역시 후보지로 두셔야 합니다. 정기검진 역시 꼭 하셔야 합니다. 3개월마다 치과를 방문했음에도 안쪽 깊숙이 생긴 충치로 치아 일부가 떨어져 나기 전까지는 발견하기 힘들었습니다. 조기 발견해야 치료 사이즈 역시 작으니 꼭 지속적으로 검진을 하셔야 합니다. 어금니 쪽은 꼭 치료를 해야합니다. 저 역시 방치해보려고 했으나 영구치가 날 약 3년간 그대로 둔다는 게 쉽지 않고, 그 기간 동안 아이가 통증을 느끼거나 썩은 치아로 음식물섭취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금니는 신경치료 가기 전에 꼭 크라운이라도 씌워서 보호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지금까지 유치 크라운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