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오고 급 센치해져서
상경한지 14년차가 된
나. 노블루가 서울살이 소회를 말해보겠다.
서울살이 전,
나는 깡 시골에서 자랐다.
주변에 보이는건 논과 밭이요.
가장 번화가인 읍내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4대요.
시, 군도 아니고 읍이 핫플이면
말 다한거다.
증거샷하나 투척해볼까?
(고마워 신랑)
친정가는 건 = 농사하러 가는 거..
"시골"하면 누구나 떠오르는 그런 곳이
나의 고향이고 그곳에서 20년을 보냈다.
어렸을땐 이 농사일 돕는게 너무 싫어
"난 꼭 서울가서 살아야지" 했는데
그 바람대로 서울로 진학하면서부터
지금까지 14년째
서울살이를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 만족해?"
난 150% 만족하고 있다.
어쩌다 가는 시골이
하루만 지나도 갑갑할 만큼
서울이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
서울에서 워낙 많은 것을 경험하다보니
"그간 어떻게 살았나"싶을 정도로
"無"에 가까운 내 고향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다.
혹자는 너무 경쟁적이고
살기 팍팍하지 않냐고 하는데
글쎄.....
어디에 있던
삶을 개척하는건 내 몫이지 않겠느냐?
서울이라 더 힘들고
시골이라 더 쉽다?
그렇게 가를 수 있는 문제는 아닌듯 싶다.
더욱이
이웃사촌의 의미가 사라진 요즘..
난 운이 좋게 이 서울에서
좋은이웃도 만났다.
오늘도 이렇게 한아름 "情"을 받았다.
같은 아파트, 같은 층에 사는 이웃사촌..
"서울은 자다가도 코베인데.
함부로 믿어서 안돼"
막 상경할때만 해도 이런소릴 들었었는데
서울살이가 더해갈수록
이건 서울이 삭막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이 삭막할수록
사람을 의심하고 두려워하는게 아닐까 싶더라..
그런면에서 이런 빗장을 풀어준
나에게 먼저 마음열고 인사해준
이웃사촌이 참으로 고마울 뿐이다.
"그럼 서울살이 나쁜점은 뭐야"
흠...이건 나의 변명이지만..
'08년도에 따서 아직도 무쓸모인
나의 장롱면허를 볼때마다
"시골 살았으면 바로 운전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긴했다.
이건 무슨 신박한 멍멍이 소리냐고
반문할텐데..
시골은 차가 없으면 돌아다닐 수가 없는데
(친정집에서 가까운 마트도 걸어서 15분이다)
서울은..
이거 뭔데..ㅋㅋㅋ
워낙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어서
어디든 갈 수 있고.
더욱이 주차난도 심하고 막히는 구간도 많아
차보다 지하철이 빠를때가 더 많다.
또한 사는 곳 주변에
대형마트(이마트, 롯데마트, 코스트코, 홈플러스)
대형쇼핑몰이 도보로 가능한 곳에 있다보니
전혀 운전의 필요성을 못 느꼈다...
결국 뭐라고 핑계데던
운전이 무서워서 못하는건 맞는데
ㅋㅋㅋㅋㅋ
서울사는 동안은 내 장롱면허 기간이
길어지는건 자명하다.
이런 개인적인 핑계, 장롱면허
이 외에 진짜 나쁜점은..
분명 아파트는 참 많은데....
내가 들어갈 살 집이 없다는거....
정말 비싸다.
다들 말하길,
지금 사는 집
전세빼거나 팔면 시골에 50평짜리
전원주택 짓고 떵떵거리며 산다고 하는데...
정말 자고 나면 억억하고
좀만 괜찮아보이면 다 10억이라
집값만 보면 숨이 턱턱 막히긴 하다.
그럼에도 서울살이를 포기할 수 없는건..
내가 누릴수 있는 인프라가 참으로 많고
더욱이 엄마가 되다보니..
내 자식이 조금 더 멀리 더 크게
세상을 바라봤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서울을 포기할수가 없겠더라.
나는 시골에 살아서
볼 수 있는 게 참으로 작고 좁았었다.
무언가 간절히 되고 싶고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없었다.
뭐가 있는지도 뭘 할 수 있는지 조차 몰랐고
그런 꿈도 꾸지 않았다
"내가 무슨...."
하지만 서울로 대학을 오면서
많은 친구들을 만났고
그들이 다양한 길을 가는걸 내눈으로 확인했다.
부모님의 영향도 있을 것이고
워낙 그런 환경에서 자라와서 그런건지
하고 싶은것도 많았고
결국 이루고자 하는걸
해내서 누가봐도 성공한 그런 자리에 가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내 자식만큼은
내 전철을 안밟게 하고 싶다.
너무 좁게 살아서 좁은것만 보지 말고
넓게 살면서 진정 본인이 원하는게 뭔지 찾으면
살게 말이다..
결국 부모가 되다 보니 서울살이를 더 포기할 수 없게 된것같다..
여튼..
여기까지가 비가 와서 급 센티해져서
적어본 서울살이 소회다..
누군가는 공감하고
누군가는 부모 욕심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들 어떠랴~~
그래도 난 서울이 좋은걸~~
<지금까지 노블루의 서울살이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