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고 그렇게 신호를 보냈는데
내가 너무 안일했던 것일까...
빨리 대처하지 못해서 미안해.
내 십이지장아.. 위야.....
약 2주 전부터 알 수 없는 속 쓰림에 시달렸다.
"내가 뭘 많이 먹었나?"
"내가 매운 걸 먹었나?"
그냥 지나가는 바람이려니 했다..
하. 지. 만
점점 속쓰림에 잠을 이를 수가 없었다.
배를 움켜쥐고
몇 시간 사투를 해야만
잠이 들 수 있었다..
어느 정도의 고통이냐면
물도 없이 삼 일간 공복 상태로
버텨야지만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더 이상은 못 참을 것 같아서
당일 위내시경이 가능한 병원을 예약하고 10시 반에 찾아갔다..
속 쓰려 왔다는 내 말을 듣고
의사 선생님은 떨어진 소화기능의 원인을 찾고자
- 피검사
- 초음파 검사
- 위 내시경 검사
- 헬리코박터균 + 조직검사
를 해보자고 했다.
"뭐든 어떠랴.. 원인만 찾으면 됐지"
첫번째는 초음파 검사..
"내시경으로는 위 안만 볼 수 있기 때문에
간, 쓸개, 췌장 등 위 밖을 볼 수 있는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합니다"
선생님은 꼼꼼히 보시더니
초음파 상으로는 전~~ 혀 이상이
없다고 하셨다...
원래 췌장이 잘 안 보이는데
난 잘 보인다는 칭찬 들은 것 빼곤..ㅎㅎㅎ
두 번째는 내시경 검사..
당연히 수면으로 했다.
일반 내시경 했을 때의 그 고통이 아직도 생생해
난 늘 무조건 수면으로만 한다..
이번에도 다섯도 못 샜는데 잠이 들은 것 같다...
약 30분이 지나고 정신을 차렸다..
열심히 트림을 하니 가스가 빠져서 걷기가 수월했다.
대망의 진료실 타임.
"초음파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괜찮은데
위 내시경 결과가..........."
철렁하면서도 역시 원인이 있었구나 싶어
안도되는 이 느낌...
"오래 참으셨네요.
십이지장궤양은 많이 심한 상태고..
위도 많이 헐었어요.
조금만 늦었음 위궤양으로 변했을 거예요......."
십이지장엔 노란 염증이 있었고..
위는 울긋불긋 상흔이 많았다...
참고로 약 한 달 반전에 알 수 없는 구토 증상으로
이 병원을 찾은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의사도 나 역시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생각해보니..
이미 진행 중이어서 신호를 보냈었던 것 같다.
"늦게 알아차려서 미안하다.. 내 몸아"
여하튼 십이지장궤양의 원인은
무조건 잘못된 식습관이라고 했다..
참고로 나는 술, 담배 안 하고..
커피도 하루에 한 잔 마신다.
오히려 술과 커피를 더 자주 먹던 시기에도
위는 건강했다.
아. 이. 러. 니
식습관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는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두통으로 5개월간 진통제를 먹은 것.
이때문에 위가 더 망가졌을 수 있다고 했다.
"하.. 망할 두통""
선생님은 꼭 ! 반드시!
식후에 진통제를 먹거나
본인이 준 위장약과 같이 먹어야 한다고 하셨다.
안 그럼 다시 또 궤양이 생긴다고..
그래도 더 중요한 것은 식습관이라며
맵고 짜고 기름진 것들..
즉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극적인 것들은 멀리하고
스트레스 덜 받도록 하라고 하셨다..
스트레스라 하면..
흠............
역시 이유 없는 병은 없다..
또한 위궤양은 2달 동안 약
먹으면 호전되는 병이라..
2달 뒤에 다시 내시경 검사를 하자고 하셨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검사한 다음날 생리의 시작과 함께 알 수 없는 두통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괜히 진통제를 먹으면 안 될 것 같아
다시 내과를 찾게 되었다.
"말씀드린 것처럼 꼭 제가 처방드린 약이랑
식후에 먹고요...
하루에 딱 세 번까지 만이에요...
그 이상 먹으면 안 돼요"
다시 두통약을 처방받았다.
"끈질긴 두통'
때마침 다른 검사 결과도 들을 수 있었다.
걱정했던 헬리코박터균도 없었고..
피검사 결과도 깨끗했다...
"역시 두통약이ㅡㅡ.."
다만 궤양이 악성인지 아닌지는
조금 더 시일이 걸린다고 했다...
선생님도 위암은 아닐 것이라고 하셨는데
괜히 불안하긴 하다........
아니겠지?
여하튼 이 포스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속 쓰림을 절대 방치하지 말 것..
진통제를 장기 복용하지 말 것..
장기 복용하더라도 철저히 식후에
복용법에 따라 올바르게 먹을 것..
(전 급할 때 빈속에도 막 먹었음...)
안 그럼........ 저처럼 궤양 걸립니다.."
<지금까지 노 블루의 십이지장궤양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