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이 아닌 남편 방에 TV를 설치하니 2가지 문제점이 생겼습니다. 하나는 남편이 재택 하는 동안 링피트 (닌텐도의 피트니스 게임)를 할 수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작은 방 사이즈 때문에 TV와의 시청 거리가 짧아 눈의 피로가 쌓인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를 해결하기 위해, 남편은 '빔프로젝터'라는 해법을 내놓았고, 리뷰가 가장 좋으면서 가격대가 좋은 '조아 빔 프로젝터 JD-720H'를 16만 원대에 쿠팡에서 구매했습니다. 쿠팡 와우 회원이기에 한번 써보고 안 좋으면 무료 반품할 생각이었습니다. 로켓 배송답게 주문, 다음날 오후에 도착했습니다.
앞으로 큰 화면에서 마음껏 영상시청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와 달리, 설치 1시간 만에 반품을 위해 재포장하였습니다. 기기자체의 단점은 물론 빔프로젝터 설치환경이 저희집과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적합하지 않았는지 총 세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하나. 낮에 빔프로젝터를 사용하려 했다.
아주 치명적인 결점. 빔프로젝터는 암막이 잘되는 환경에서 사용해야합니다. 이 단순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낮시간에 링피트를 빔프로젝터와 연결해서 사용하려고 한 것인데, 여기부터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거실 블라인드를 다 친다고 한들 외부 빛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었고, 암막커튼을 사용한다 한들 그 어둠 속에서 운동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녁에 운동을 해야 하는데 이는 층간소음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니 결국 '낮 운동을 위한 빔프로젝터 사용'은 모순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한차례 삐끗거렸습니다.
둘째. 설치환경이 가변적이다
별도의 스크린을 사용하는 대신, 거실 흰색 벽에 영상을 쏴서 사용할 생각이었습니다. 다만 흰색벽 맞은편 책장에 빔프로젝터를 설치하기에는 콘센트가 없어서, 삼각대를 이용할 심상이었죠.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삼각대에 빔프로젝터를 설치하기까지는 무난했지만 수평, 초점 등 최적의 세팅 조건을 찾는 게 어려웠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이 빔프로젝터를 쓸 때마다 반복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인지한 남편과 저는 바로 치웠습니다. 인테리어할 때, 프로젝터 설치를 위한 별도의 작업을 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설치환경이 가변적인 지금의 상황에서 빔프로젝터는 짐만 될 뿐이었습니다.
셋째. 빔프로젝터 고유의 문제점이 있다.
비싼 제품은 다를 수 있지만, 시연해본 결과 영상 가운데 초점은 잘 맞지만 테두리의 화질은 깨졌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소음. 엄청 거슬릴정도는 아니지만 기기 자체의 발열과 소음은 고요한 밤 시간에 사용할 때 오히려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선 미러링 기능. 분명 편한 기능이었지만 자주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는 HDMI 미러링 케이블을 별도로 구매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단점을 다 무시할 만큼 빔프로젝터가 우리 집에 필요한가? 정답은 아니었습니다.
마무리하며
암막 환경, 가변적인 설치환경, 기기 자체의 단점을 들어 우리는 빔프로젝터 환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분명 값비싼 제품일수록 제가 언급한 것들을 보완해서 질 좋은 영상을 제공하겠지만, 현재 저희 집 상황에서는 빔프로젝터 자체가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었기에 쉽게 포기할 수 있었죠. 그러니 쿠팡 와우 회원이라면 본인 집에 알맞은 가전인지 체험 후 최종 구매 결정을 내리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노블루의 '빔프로젝터 체험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