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주식, 이런 게 국장이구나....."
10월 22일 전일대비 29.9% 상승하며 2만 5300원에 마감한 동서주가는, 시간 외 9.8% 급락하면 2만 2800원에 마무리 됐다. 주식 시작 한 달 만에 상승폭의 한가운데에 있던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으나 끝은 아름답지 못했다. 시간 외 급하락이라는 아직 알지 못했던 세계에서 뒤통수를 세게 맞았던 것이다.
| 동서주식 매수 이유
"주식 투자 책 추천"
네이버 검색창에 입력하니 '선물주는산타의 주식투자 시크릿' 책이 우선순위에 있었다. 8천만 원 종잣돈으로 약 100억의 수익을 만든 고수가 지은 책이다. 독자들의 요청에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를 탐방하며 조사한 결과를 공유하는 행동형으로 유명했다.
그때 동서를 알게 됐다.
맥심 믹스커피는 알아도 동서는 모른다더니,내가 딱 그꼴이었다.
DART에서 사업보고서를 봤다. 무차입 경영에 잉여현금흐름 역시 빵빵 재무적으로 훌륭했다. 다만 주가는 10년간 2만원 근처에서 횡보하며 기를 못 피고 있었다.
일전에 잘 알지 못하는 변압기 섹터, 제룡전기에서 살짝 피를 본 후 '맥심은 적어도 내가 알지 않는가?" 하는 단순한 생각 및 정말 장투하면 언젠가는 '수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매수했다. (역시 공부와 실전은 다르다)
일단 이번에 상한가를 친 이유는 '수출기대감'이었고 하한가 역시 수출이었다.
1) 우리가 아는 맥심 믹스커피는 동서식품이 제조하며, 국내 90%을 점유하고 있다. .
2) 동서식품은 동서와 몬델리즈 (세계 최대의 제과업체 - 오레오, 리츠, 필라델비아 등이 몬델꺼다)가 지분 50%를 내고 합작한 회사다. 동서식품은 비상장회사라서 투자자는 주식회사 동서 주식만 매입할 수 있다.
동서는 포장재 제조, 물류사업, 수입식품 도매 등으로 돈을 번다. 24년 2분기 재무정보를 보면 2분기에 본사업으로 벌어드린 영업이익은 116억인데 갑자기 당기순이익에서 300억 넘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동서식품 50% 지분이익 덕분이다. 동서의 캐쉬카우가 바로 동서식품이다.
3) 문제는 동서식품 합작 당시, 맥심과 맥스웰 사용권은 몬델리즈가 보유하고, 몬델리즈가 가지고 있는 다른 커피브랜드와의 이해상충관계 때문에 국내에서만 판매하는 제약을 뒀다. 불합리한 조건이지만 커피기술 전수받으면서 그렇다는 의견이 대체로 많다.
때문에 불닭으로 삼양이, 오리온이 꼬북칩으로 해외로 진출하는 동안 동서는 내수에서 우물안 개구리처럼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믹스커피 시장은 줄면서 매출영업이익도 떨어졌고, 이를 반영하듯 주가역시 횡보했다.
4) 이런 제약을 알기에 '수출가능성'만 언급되면 주가가 치솟았다. 과거 4만 원이 넘는 상한가를 기록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번 상한가도 비슷한데 결이 달랐다. 몇 해 전부터 몬델리즈는 보유하고 있던 커피사업을 매각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글로벌 2위 커피 기업 jde 피츠 잔여지분 역시 전량 매각했다. 해당 뉴스가 22일에 떴고, 주가도 함께 떴다.
결국 몬델리즈에게는 커피사업부는 '동서식품'만 남게되었다.
5) 몬델리즈가 진정 사업꾼이라면 동서식품 지분가치를 높여 매각하거나 배당금을 더 많이 받고자 할 것이기에 결국 그 길은 '수출 제한 해제'로 사람들은 인식했다. 주가가 안오를 이유가 없었다.
6) 하지만 시간 외에서 급하락 했는데 같은 이유였다. 동서식품 관계자가 '수출계획이 없다'라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여기는 의견이 분분하다. 회사의 언어는 늘 아니다 했다가 그런 경우가 많았으니.
여기까지가 내가 이해한 내용이다.
분명 수출가능성도 있었지만 낮은 주가덕에 배당수익률이 4% 여서 은행금리보다 낫겠다는 생각에 멀리 보고 들어갔다.
하지만 이틀 전, 급상승 급하락 롤러코스터를 타는 주가를 보며 '이놈의 국장은 허허허 허' 이런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참고로 나는 상한가에 털지 못했다. 꼭 2배 갈 것 같았고, 20000원 초반에 가까워졌을 때에도 추가매수하지 않았다. 정말 잘 모르겠어서 말이다.
| 동서주식이 진정 저평가인가?
일단 동서는 주주친화적이지 않다.
IR도 하지 않는다.
강성개미주주들이 수출입산적물량 추적하고, 몬델리즈 회사추이를 분석하며 동서식품 의중을 찾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동서일가가 거의 70%의 지분을 갖고 있어, 유동주식수는 30%인 약 29,692,810 주다. 외국인 보유비율도 4.48%로 적다.
배당급만으로도 먹고살기에 동서일가가 과연 개미까지 신경 쓰는지도 잘 모르겠다.
누적된 잉여현금흐름이 1조가 넘지만 쌓아만 두는 것인지, 수출을 위해 비축하는 것인지 말이 많다.
최근 시골의사 박경철이 낸 주식책을 보다가 뼈 때리는 문구를 찾았다.
"자유현금흐름이 높은 기업들은 주주들이 본전을 뽑아내고 이익을 가져가는데만 관심이 있을 가능성이 크고, 새로운 사업에의 진출이나 기타 성장성에 대한 고민 없이 소위 '100년 기업'에 안주하고 있을 가능성 또한 크다. 주가가 저평가된 이유가 그 점이다.
이런 기업은 금융위기, 경제불안, 경기위축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때 각광받는다"
현 동서와의 상황과도 일치하는 것 같고... 주식은 참으로 어렵다.
| 결론은 동서주식 어렵다
투자는 자기 몫이다.
하지만 확실히 국장에 장투는 아닌 듯하다.
실적이 좋아도 내리고 실적이 없어도 오르고..
원래 이런 게 주식인지 정말 가늠이 안된다.
재료만 있으면 세력이 좌지우지하는 이 국장판을 1달 만에 제대로 겪고 나니 어안이 벙벙하다.
심지어 동서는 그렇다 치고, 하나 벌써 물린 게 있다. 또르르
어렵다. 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