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육아 정보 / / 2022. 3. 16. 10:59

금쪽같은 내새끼 때리는 아이 - 내 얘기였다.

'금쪽같은 내 새끼'에 신청해봐야 하나? 
'오은영 박사님 만날 수 있을까?'
'정말 내 아이가 금쪽이면 어떡하지?'

 

육아의 고충이 심해질수록, 엄마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삶의 이유가 무엇인지, '난 행복한가?'에 부정적인 답 만 떠오를 정도로 요즘 아이와의 갈등이 매우 심하다. 비슷한 문제로 한차례 상담까지 받았던 지라 분명 나아질 줄 알았고, 성장한 어른으로서, 조금 더 성숙한 자세로 아이를 대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내가 냉열 한 인지 감정이 없는 것인지 아이를 이해하려고 하는데 잘 안되고, 욱하고 급기야 매까지 드는 나를 보면서 후회하고 하지 말자 다짐하는데 매일 반복되는 상황에 결국 화내고 있는 내 모습이 '악마'로 보인다.

 

 분명 나는 사랑까지는 아니지만 부모의 존중 아래 잘 자라왔다. 유년기에 부모에게 받은 부정적인 경험을 자신의  아이에게 투영시키는 경우가 많다던데 그런 케이스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내 개인의 문제인가? 내가 육아를 잘 못하는 것인가? 엄마의 자격이 없는것인가? 덜 성숙한 인격체인가? 답이 없는 이 질문이 너무 어렵다.

 

 

 

 하원 후 있었던 일이다. 아이스크림 먹자는 아들에게 '그럼 킥보드 타고 아이스크림 할인점 가자'라고 했다. 걸어서 가기엔 약간 먼 거리라 아이를 배려하는 차원이었다. 아이는 알았다고 했다. 그렇게 지하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에 왔다. 가방을 두고 나갈 요량으로. 하지만 갑자기 아이의 폭주가 시작되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왜 지하1층에서 아이스크림 바로 사러 안 갔어!!!!!!!" 하면서 화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분명 본인이 수긍했고, 나는 킥보드를 가지러 온 것뿐인데, 아이는 여러 번 설명해도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 

아이가화나서침실어지럽힌모습
아이가화나서침실어지럽힌모습

아이가 화를 가라앉힐 때까지 지켜보기로 했다. 결국 침실을 뒤엎었다. 이런 모습을 여러 번 봤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말릴 엄두 역시 내지 않았다. 그다음은 바로 엄마를 공격했다. 때리고 할퀴고 소리 지르고 "엄마 나빠!" 

아이가할퀸상처
아이가할퀸상처

이미 한차례 공격받았던 손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아이도 또다시 손톱으로 날 긁었다. 하필 재택 하는 남편의 화상회의가 시작되어, 조용히 해야 하는 상황이었던지라  아이의 고성은 나를 더 흥분시켰다. 참아야지 참아야지 했는데, 주먹을 휘두르는 아이의 모습에 나는 또 참지 못하고 한 대 때렸다. 때려봤자 해결 안 되는 문제인걸 알면서 나는 결국 그렇게 악마로 변했다. 그렇게 아이는 다시 한번 공격적인 행동을 반복하다가, 자기 스스로 흥분을 멈웠다.  약 30분의 지옥 같은 순간이 끝났다. 아이는 다시 평온해졌다. 하지만 나는 아니었다.

나는 또 자책하고 힘들어했다.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려고 노력했고, 아이에게 자율권을 주기 위해 묻기도 했고, 도대체 왜 화가 났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더 갑갑했다. 과정은 어떠하던 결과적으로 난 또 때린 부모가 되었기에 자책할 수밖에 없는 이 현실이 정말 암울했다.

못참는아이욱하는부모
못참는아이욱하는부모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책을  집어 들었다. 나와 유사한 상황에 놓인 부모들이 많다는 사실에 동질감을 느끼면서도, 분명 이렇게 여러 번 책을 읽는데 왜 안 고쳐지지 하는 나 자신이 한심해, 이런 복잡 미묘한 감정들로 마음이 갑갑해진다. 나도 안다. 아이는 꽃으로도 때리면 안 될 정도로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 말이다. 아이는 아직 감정표현이 미숙하기에 화를 내는 것이고, 부모는 제일 먼저 아이의 감정을 읽어야 하고 차분해질 때까지 방관하는 게 아니라 기다려야 한다는 것도 말이다. 다 아는데 왜 현실은 그렇게 안되는지 정말 답답하다.

금쪽같은내새끼32회

 책에 이어 '금쪽같은 내 새끼' 때리는 아이 32 회편을 봤다. 우리 아들과 상황이 너무 유사했고, 최근에 얼굴을 할퀴는 자학을 하기에 상황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바로잡고자 다시 한번 시청했다. 그래도 저 부모는 때리지 않는구나 하면서 내 모습이 더 나 빠보였고, 본질은 결국 아이를 이해하고 명확한 규칙을 정해 준수하고 소통해야 한다는 것인데, 다 알면서도 참 어렵다. 

 

 

 

 이런 상황을 지켜본 남편은 병원에 가보라고 한다. 아이와 함께 심리치료던 상담을 받아보라고 한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해결책을 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니 나도 아는데 선뜻 내키지 않는 것은 왜 때문인지 참 고민이 많다. 그래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으니 조금 더 노력해보고자 한다. 더 해도 안되면 그때 병원 문을 두드려보련다.

 

지금까지 노블루의 육아 고충에 관한 '금쪽같은 내 새끼'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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