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가 된 제 아들은, 올해 병설유치원 교육과정반에 입학했습니다. 1시에 하원하는 교육과정 반 특성상, 1시 이후의 활동은 오롯이 엄마의 몫이 되었습니다. 결국 남들처럼 사교육에 도움을 받고자, 태권도, 영어, 미술학원에 문을 두드렸습니다. 하지만 제가 간과하고 있던 사실이 있었습니다. 제 아들은 6세까지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고, 어린이집 역시 5세부터 제대로 다녔기에 '엄마와 떨어지는 것'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을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때문에 학원 상담받는 사실 만으로도 완강한 거부를 보였습니다.
저는 이런 아이의 반응에 너무 당황했고, 화도 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그 절망감에 너무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1시에 하원한 아들은,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음에 많이 행복해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더욱이 학원을 보내고자 이유는 아이의 교육이 아닌, 어떻게든 시간을 때우기 위한 제 욕심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진정 원할 때까지 기다려 주기로 하고, 더 이상 아이에게 학원 얘기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계획적으로 놀 수는 없으니 집에서 교육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방법을 찾다보니 이동국, 신사임당이 언급하던 '홈스쿨링'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홈스쿨링 정의
미국에서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직접 교육하는 방식. 미국의 5∼17세 어린이와 청소년 중 학교에 전혀 다니지 않고 집에서만 교육받는 경우, 그리고 학교에 가더라도 일주일에 25시간 미만의 수업에만 참석하고 나머지는 부모의 가르침을 받는 경우를 ‘홈스쿨링’이라고 한다.
4년 이상 집에서 온전히 보육하면서 느낀 한계도 있고, 아이의 유치원 만족도 역시 매우 높았기 때문에, 온전히 집에서 케어하는 방식이 아닌 정규수업 이외의 시간은 외부교육이 아닌 제 주도하에 교육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더욱이 제 아이의 성향을 분석한 결과, 사교성이 높지만 공동체 내에서 지켜야할 규칙에 대한 인지가 부족해, 이렇게 부족한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단체' 즉 학교의 교육은 병행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홈스쿨링 준비
예정에 없던 '홈스쿨링' , 말은 거창하지만 결국 부모 주도 학습으로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하지만 꼭 해결해야할 문제이기에 3가지 위주로 알아보았습니다.
1. 패드 학습지 무료체험 신청
교육적인 부분을 채우기 위해 패드 학습지를 도입해보기로 했습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한 대표 학습지 윙크, 밀크티 아이, 아이스크림 홈런, 아이 캔 두, 웅진 스마트 올 최종 5개 회사에 무료체험을 신청했고, 현재 순차적으로 체험해 보고 있습니다. 내용 콘텐츠 및 아이 성향에 맞는 제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다 체험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고, 최종적으로 한 제품을 선택하게 되면, 그때 후기 올리겠습니다.
참고로 지면이 아닌 패드 학습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변화된 시대흐름에 따라가야 하는 것 하나, 플레이스테이션의 조작을 잘 다루는 아이의 특성 상, 종이보다 패드학습지에 더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것 하나, 영어같은 부분은 직접 음성이 나와야 된다는 점을 들어 패드학습지 도입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체험하고 있습니다.
2. 지역 교육 관련 센터 활용
유아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찾아보았습니다. 집에서 채워줄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을 위해, 학원보다 부담은 적으면서 가볍게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말입니다. 다행히 도보 15분 거리의 '마천청소년센터'에 4월부터 진행하는 6~7세 대상의 프로그램이 있어서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등록한 프로그램은 종이접기 교실과 독서논술 프로그램입니다. 가격 역시 주 4회, 4만 5천 원으로 매우 가성비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수강 등록했다는 사실만으로 아이가 화를 냈는데, 차분히 설명하고 인지시키니 잘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니 학원 수업에 부담을 느끼는 아이들은 이렇게 지역단체에서 운영하는 도서관, 주민센터, 교육센터 등을 활용해보세요.
3. 운동
단순하지만 가장 쉽게 아이들의 욕망을 채워줄 수 있는 '운동'은 하원 후 집 앞 농구장에서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최근에 축구에 흥미를 보여 축구교실을 권했지만 부모와 같이 하지 않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해서, 집앞 놀이터에서 매일 30분 이상 노는 것으로 했습니다. 이건 제 체력의 한계를 느끼지 않는 이상, 날씨가 허락하는 한해서는 매일 해주려고 합니다.
더욱이 운동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자연의 변화도 탐색하고, 길고양이와도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멋진 교육이 될 수 있어 장점이 매우 많습니다.
마무리하며
'홈스쿨링'이라고 이름만 거창하게 붙일 뿐, 결국 부모가 아이와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를 정하는 과정이기에,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해주고, 부모는 아이가 자율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는 것을 목표로 아이에게 가장 정합한 방식이 무엇인지 찾고자 합니다. 더욱이 이제서야 첫발을 뗀 것이기에 꾸준히 시도하면서 겪은 시행착오 역시 글로 남겨보겠습니다.
그럼 이 땅의 홈스쿨링 하는 모든 부모님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