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한 아들을 위해 가습기를 새로 들였습니다. 6년간 초음파식 3개, 기화식 1개를 썼었는데 이번에는 가열식 타입의 웰포트 st-900을 구매했습니다. 사용한 지 1주일째이지만 세척, 성능면에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그렇다면 왜 가열식을 선택했고, 그중에서 웰포트 제품을 택했는지 진솔한 후기를 공개하겠습니다.
가습기 종류
웰포트 구입 계기를 설명드리려면 가습기 종류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가습기 종류는 크게 초음파식, 가열식, 기화식이 있습니다. 요새는 두 가지 타입을 결합한 복합식도 나오는데 이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하이브리드 타입보다 하나의 기능에 충실한 제품이 결과 역시 좋았기 때문에 복합식은 옵션에 두지 않았습니다.
1. 초음파식 가습기
- 원리 : 초음파로 물을 진동시켜 물방울을 뿜는 방식입니다. 미세분무기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 장점 : 가장 대중적이고, 가격이 저렴하며 분무량 또한 확실합니다.
- 단점 : 물과 가습기가 오염되어 있다면 오염물질도 같이 뿜어주게 됩니다. 그만큼 오염에 취약해서 매일 씻어줘야 합니다. 오래 켜 두면 안개 낀 것처럼 집안이 뿌옇게 될 수 있습니다.
2. 가열식 가습기
- 원리 : 물을 끓여서 수증기를 내보내는 방식입니다. 끓고 있는 주전자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 장점 : 살균이 되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습니다. 따스한 습기로 보온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 단점 : 다른 타입의 가습기 대비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가습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화상위험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전력 소모가 많아 전기세 폭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3. 기화식 가습기
- 원리 : 물을 바람으로 자연 증발시키는 방식입니다. 젖은 빨래로 가습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 장점 : 소음 및 전력소모가 적습니다. 물속의 세균이나 오염물질이 나오지 않고 자연적으로 습도를 올리기 때문에 쾌적합니다. 오래 켜 두어도 과습이 되지 않습니다.
- 단점 : 기화식 가습기는 필터형 방식과 디스크형방식으로 나뉘는데 둘 다 관리가 번거롭습니다. 필터형 타입은 젖은 필터에 바람을 불어넣는 방식인데 3개월에 한 번씩 필터를 교체해야 합니다. 특히 종이 같은 재질이라 잘 안 닦이는 것은 물론 3개월에 한 번씩 발생하는 교체비용 또한 상당합니다. 디스크형 방식은 얇은 디스크 사이에 맺힌 물방울에 바람을 불어넣는 방식입니다. 디스크 청소 자체가 매우 까다로운데 식기세척기가 있으면 수월 하다고 합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 처음에는 국민 가습기 윤남텍을 시작으로 초음파식 가습기만 연달아 세개를 썼었습니다. 사용한다 > 다음 해까지 보관한다 > 새로 꺼내보면 오염이 많이 되어 있다 > 다시 가습기를 구매한다 > 사용한다 > 다음 해까지.... 이런 패턴이 반복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보관했던 초음파 가습기의 상태가 매우 안 좋아 바꾸고자 했던 것입니다.
정보를 얻고자 내돈내산 리뷰를 다루는 구독자 48만 명의 '귀곰'님의 유튜브를 봤습니다. 기화식을 추천하고 있었습니다. 일전에 필터 타입의 기화식 가습기를 써본 적이 있는데 초음파처럼 바람이 차갑고 정말 가습이 되는지 의문스러워 사용하지 않고 방치해둔 상태였습니다. 그 때문에 기화식은 썩 내키지 않았는데 해당 영상의 댓글에 '가습기는 웰포트가 최고다'라는 글이 눈에 띄었고 실 사용자로 보이는 분들이 너무 공감하면서 특장점을 나열한 것을 보고 이것은 진짜 후기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며칠 고민하다 결국 구매를 했습니다.
웰포트 st-900 구매 이유
349,000원으로 확실히 가격은 비쌌습니다. 그럼에도 저가형 모델을 매년 바꿔서 쓰는 것보다 제대로 된 거 하나를 사서 꾸준히 쓰는 게 비용적인 면이나 스트레스적으로 나을 것 같아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확신을 준 이유는 총 세 가지였습니다.
1. 물 닿는 모든 부분 코팅 없는 통 스테인리스
웰포트는 국내 가습기 최초이자 유일하게 포스코 316L 스테인리스 사용했습니다. 316 등급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알고 싶으시면 하기 내용을 참고하세요. 청소 및 오염물질 때문에 가습기를 교체하려고 한 저에게 316 통 스테인리스인 재질은 용이한 세척은 물론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겠다는 믿음을 주었습니다.
[스테인리스 종류와 등급]
sts200 < sts410 < sts430 < sts304 < sts316
- sts304 : 주방용 용기로 가장 적합하고 대표적인 재질
- sts410 ~ 430 : 자석에 붙고 간혹 녹 발생 가능성이 있음. 주방용 칼날, 스푼, 포크와 같은 식기와 가전/전자부품으로 사용
- sts200 : made in china 주방용기 재질에 쓰이는 경우 있음
- sts316 : 304스텐보다 내구성 및 고온 강도가 강해 고급 제품, 의료용 및 부식 우려가 높은 환경에서 사용됨. 특히 국내 전해연마 공정으로 연마제가 묻어 있지 않아 연마제 제거작업이 필요 없음
2. 플라스틱 ZERO
고온의 스팀이 지나는 분무구 및 뚜껑 안쪽 부분은 분리세척 가능한 실리콘이 사용되었습니다. 열탕 소독이 가능해 의료기기에 사용되는 재질입니다. 물이 닿지 않는 본체 및 뚜껑 바깥 부분은 환경호르몬이 포함돼있지 않아 아기 젖병 재질로 사용되는 BPA Free PP 가 쓰였습니다. 가열식이라 열로 인한 변형, 유해물질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사용된 재질을 보고 더욱더 안심이 되었습니다.
3. 전기세
가열식 구매를 꺼리는 이유 중에 하나가 전기세입니다. '여름철 에어컨 트는 것과 비슷하다', '최소 5만원 이상 나온다' '난방비 아끼는 만큼 전기세를 낸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등 가계에 부담이 될 만큼의 전기세가 발생되기 때문입니다. 아직 1주일밖에 사용하지 않아 전기세를 산출하기 어려워 q&a에서 판매자가 답한 부분을 토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 하루 8시간 최대 분무량(600cc/hr)으로 한 달 사용 시, 누진세 제외 약 1만원 정도
- 3단계 시간당 300cc 분무량에서는 누진세 제외 약 5천정도
물 전체가 아닌 일부의 물만을 끓여내는 특허기술을 사용했기에 가열식 중 전력 효율이 좋은 편입니다. 초기 가열 시에도 480w의 적은 소비전력으로(타 가습기는 600w 이상 올라감) 5.1L의 대용량 물을 짧은 시간 내에 끓여내어 전력 소모가 적은 것입니다.
저 말이 허구가 아닌 게, 다른 브랜드의 가열식 가습기를 사용한 친언니 역시 한 달에 1만원 더 나오는 수준이었다고 했습니다. 더욱이 가습기를 사용하는 가정환경, 가습기 사용량 등 개인별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정확한 평균은 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웰포트는 가열식 중 전력효율이 최고수준이기 때문에 크게 부담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웰포트 st-900 세척법
사용은 기본적으로 물을 넣고 다이얼로 분무량을 조절하는 방식이기에 가장 중요한 세척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물을 끓여 순수 수증기만을 분사하기 때문에 물속의 이물질들(석회, 미네랄 등)이 흰색, 검은색 등으로 고체화되어 달라붙을 수 있습니다.
처음 사용한 날 물을 비운 후 찍은 모습입니다. 손으로 만져보면 설탕처럼 딱딱한 이물질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주기적인 세척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사용 직후에는 물통 내부가 매우 뜨겁기 때문에 열기가 식은 후 세척을 시작해야 합니다.
1. 간이세척
1~2일에 한번 분무 후 남은 이물질을 간단히 헹궈내기 위한 세척입니다. 물통에 남아 있는 물을 버린 후 물로 간단히 헹궈만 주면 됩니다. 저는 부드러운 천으로 한번 훑어냈습니다. 그래야 고체화된 이물질이 떨어집니다.
2. 정기 세척
5일에 한번 스테인리스에 달라붙은 이물질들을 제거하기 위함입니다. 구연산 3스푼(넉넉히)을 섞은 온수를 이물질이 달라붙은 스테인리스 부분 주위로 잠기게 두신 후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 그대로 방치하면 됩니다. 이후 설거지하듯 세척하면 됩니다. 혹 이물질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면 구연산 농도를 올리거나 물의 온도를 높인 후, 장시간 더 방치 후 세척하면 됩니다.
저는 구연산을 뿌린 후 온수를 붓는 방식으로 세척했는데, 이물질이 정말 손쉽게 제거되었습니다. 초음파식 가습기의 석회질은 이방식을 적용해도 잘 제거가 안됐는데 스테인리스 특징(?)때문인지 몰라도 너무 쉽게 제거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사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웰포트 st-900 사용 팁
일주일 사용하고 얻은 작은 팁입니다.
1. 따뜻한 물을 넣기
웰포트는 끓는 물, 깨끗한 수돗물, 정수된 물, 생수 모두 사용 가능합니다. 가열식 가습기 특성상 물이 끓어 분무가 시작되는 데까지 약 20분 정도 소요되는데 (물의 양, 온도에 따라 상이) 이를 단축시키고 전력 소모를 덜기 위해 처음부터 끓인 물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저는 끓이는 수고 까진 하고 싶지 않아서 싱크대에서 온수를 받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2. MAX까지 채우지 않기
처음에는 MAX까지 채워봤는데 무겁고, 가열되는데 시간 걸리고, 중간에 off 해서 그런지 물이 1/4 정도 남아 있었습니다. 결국 남은 물은 버려야 하기에 약 2/3 정도만 채우고 사용하시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 더욱이 꽉 채우면 정말 무거워서 이 자체로 들고 옮기는 건 쉽지 않습니다. 저는 1.5L 물통을 이용하여 2번 옮겨 담습니다.
웰포트 st-900 단점
1. 투박한 패널
그 흔한 습도 표시 및 자동 습도 조절 기능이 없습니다. 오차범위가 넓어 포함하지 않았다는 판매자의 변이 있는데, 약간 답답한 것은 있지만 없다고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2. 뚜껑 개폐 방식
시계방향으로 돌려 홈에 맞춰 끼웠다 뺐다 하는 방식입니다. 생각보다 허술해서 뜨거운 물이 담긴 수조 통을 이렇게 해도 되나 하는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나 아이 있는 집은 이 때문에 더 걱정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보완되지 않을까 합니다.
3. 설명서를 봐도 모르는 타이머 설정
말 그대로입니다. 타이머 설정법이 있으나 이해가 안 갑니다. 제 개인적인 이해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설명이 조금 더 직관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전반적인 평가
웰포트 st-900은 생각보다 우직하고 무뚝뚝한 공대 감성이 느껴지는 가습기입니다.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본 기능에 충실하기 위해 재질, 기술적인 부분에 힘쓰고 나머지 부가기능은 뺀 느낌입니다. 그래서 더 매력적입니다. 특히나 따뜻한 온기가 나오는 방에 들어갈때면, 세척하기 위해 풀 스테인리스를 볼때면 정말 사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아기 있는 집은 화상 위험성 때문에 꺼릴 수 있지만 6세 아이를 둔 저는 최대한 적당한 위치에 설치해서 모든 가족이 안전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가열식 가습기를 무조건 배제하지 마시고 위생, 세척면에서 월등한 웰포트 가습기를 차후 구매하실 때 후보에 올려놓으세요. 정말 후회 안 하실 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