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미 교수와 함께하는 부모공감 토크콘서트 후기입니다. 지난 5월 21일 '성장하는 10대를 지혜롭게 풀어주는 엄마의 품격'이라는 주제로 조선미교수 강연이 열렸습니다. 송파구청에서 진행하는 무료강연으로 선착순 300명 한정 강연입니다. 아파트 게시물 보고 신청했다 운 좋게 당첨되어 듣고 왔습니다.
전 MBC 아나운서 최현정 상담사가 사회를 맡았습니다. 다소곳하면서도 명확한 딕션은 참으로 듣기 좋았습니다. 강의시간은 약 1시간 30분으로, 전반부 1시간은 조선미교수의 강의, 나머지 30분은 사전에 받은 질문지와 객석에서 실시간으로 받은 질문에 교수님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조선미 교수는 TV에서 보이는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작지만 강단있어보이는 체구에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먼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해 주실 것 같은 친근한 이웃, 옆집 아주머니 같은 인상이셨습니다.
강연분위기도 좋았습니다. 다소 무게감 있는 주제를 가볍지만 깊이있는 난이도로 재밌게 풀어주셨습니다.
결국 교수님이 하고자 하시는 말씀은 총 세가지였습니다.
" 대수롭지 않게 키우세요 "
대수롭다의 사전적 의미는 중요하게 여길 만하다 입니다. 반대로 대수롭지 않다는 별일 아니다, 중요하게 여길 만하지 않다 는 뜻입니다.
최근 유퀴즈에 출연하여 좋은 부모에 대한 정의를 내리셨는데, 본 강연주제와도 비슷한 맥락이었습니다.
'부모는 모두 좋은 부모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아이를 키우면 되는데 잘 키우고 싶어 하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잘'만 빼면 됩니다.'
'대수롭지 않게, 그냥 키워라'
말로는 쉬운것 같은데, 대수롭지 않게 키우는 게 왜 어려울까요?
과거에는 육아를 할때 '피곤함', '화남'의 감정이 많았는데, 요즘 부모는 '불안감'이 더해졌다고 합니다. 실제 강연도중 도대체 뭐가 불안하냐고 객석에 질문들 던지셨고, 한 부모가 '아이들의 미래'가 불안하다고 답했습니다.
'불안해서 뭘 해줄 수 있는데요? 언제 불안이 사라질 것 같은데요?' 하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연달아 하셨습니다. 핵심은 부모가 불안해한다고 해결된 게 없다는 사실,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잘 살아간다였습니다.
실제 아이의 미래는 90% 결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내재된 자신만의 프로그램대로 성장하는 셈이죠. 나머지 10%만 부모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인데, 요즘부모들은 90%라고 착각한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타인과 비교하고 경쟁심이 생기고 결국 불안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결국, 너무 걱정하지 말고, 주변의 말이 아닌 과학적으로 검증된것만 믿고,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만 도우면 부모로서 책임은 다 한것라고 하셨습니다. 진정 그냥 키우면 됩니다.
" ~알겠는데, 할건 해"
한동안 아아이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는 '그렇구나~' 마음이해 육아법이 유행했습니다. 그 대표주자는 오은영박사였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고 수용하고 아이입장에서 생각하는 태도를 강조하는 육아방식입니다.
반대로 조선미교슈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육아법을 제시합니다. 아이의 행동수정과 규율확립에 초점을 두고, 부모의 권위와 훈육을 중시하는 입장입니다. 강연에서도 5세 이후부터는 하루 10분만 감정을 읽어주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랬구나가 아니라 '~알겠는데, 그래도 할 건 해!'라고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도록 유도하고 반복 시행하여 습관으로 형성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 초등 저학년 까지는 시켜야 하는 시기. 스스로 하면 오히려 이상한 것
- 초등 3~4학년은 시켜도 안 하고 화를 내는 시기
- 중학교는 건들 수 없는 시기. 특히 이 시기에 학원 개수 조정은 자존감 문제와 연결될 수 있기에 신중히 결정
- 고1~2학년은 성인의 뇌로 변하는 시기로 스스로 판단해서 공부를 할 시기
연령별 특징도 풀어주셨는데요. 결국 싫은데 해야 하는 것을 그냥 반복해서 습관화 할때까지 시키고 지켜봐 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단, 행동유도에 있어서 '칭찬'은 대수롭지 않게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과도한 칭찬은 일종의 가스라이팅이자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 칭찬중독으로 인한 무기력이 생길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 '밥먹는거, 세수하는 거' 이런 일상적인 행동은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오히려 모두 다 하기 싫어하는 것을 해낼 때 가볍게 칭찬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일찍 일어나기, 청소하기와 같은 류 말입니다.
결국 칭찬도 대수롭지 않게 덤덤하게 해주면 됩니다.
" 좌절내구력을 기르자 "
좌절내구력은 좌절로 인한 감정을 빨리 진정시키는 능력입니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가 혼날까 봐, 어떤 문제가 일어날까 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합니다. 숙제도 챙기고, 준비물도 직접 챙깁니다.
그러면 안됩니다. 아이 스스로 불편한 상황을 목도하고 불편한 감정을 경험하고 끝내 직접 깨달아야 합니다. 이런 좌절감을 느끼지 못하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겼을 때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는 아이 뿐만 아니라 부모도 갖추어야 할 능력입니다. 내 의도대로 안 되는 육아 때문에 좌절하지만 이 또한 경험하고 단련해서 스스로 진정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좌절 피하지 말고 부딪쳐 봅시다!
육아에는 방도가 없지만, 너무 잘 하려고 하면 부모도 아이도 지치고 힘듭니다.
진정 조선미 교수님 말처럼 대수롭지 않게 칭찬하고, 대수롭지 않게 키우고, 해야 될 규칙만 잘 인도하면 우리 아이도 알아서 잘 크지 않을까요? 그냥 그렇게 믿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조선미교수 강연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