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월 27일부터 기후동행카드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본사업은 7월부터다. 기후동행카드는 6만2천원(따릉이 포함 6만5천원)에 서울지역 지하철과 시내버스, 따릉이를 30일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다. 기후동행카드는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자 2024년 서울시 핵심정책 중 하나이다. 작년에 출범 소식이 나오면서 많은 직장인이 기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정말 기후동행카드가 직장인에게 유리한지 알아보겠다.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지역은?
현재는 서울시에 국한되나, 4월 중으로 김포, 인천, 김포골드라인 등 경기도권으로 확대 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서울지역 지하철, 서울시 면허 시내·마을버스, 따릉이는 이용할 수 있으나 민자노선인 신분당선은 이용할 수 없다. 서울시를 벗어난 지하철역도 이용할 수 없다. 때문에 종로3가 승차 후 수원역(경기)을 하차하면, 하차역에서 별도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버스의 경우 광역/공항버스와 타 지역 면허버스는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지하철과 달리 서울버스 승차 후 경기도에 내릴 때는 추가요금이 발생하진 않는다. 단 경기도 승차 후 서울하차 시에는 이용할 수 없다.
결국 시범사업 기간인 1월 27일부터 6월 30일까지는 경기도를 제외한 서울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 가격은?
지하철 · 버스만 이용하면 6만2천원, 따릉이를 포함하면 6만5천원이다. 서울시민 평균 대중교통 요금 1,525원이라 이와 유사한 1500원을 기준으로 비용을 책정했다고 한다.
참고로 충전일부터 30일이내 60회까지 사용할 수 있는 지하철 정기권의 경우, 1회 금액이 1,600원 이내라면 61,6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단, 지정된 사용구간 외의 역에서는 승차할 수 없고, 사용구간 초과시 추가로 잔여횟수가 차감되는 단점이다.
지하철 정기권과 기후동행카드 가격은 400원 차이로 거의 유사한다. 지하철 정기권도 고려해서 책정한 가격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버스이용 및 승차구간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정기권보다는 기후동행카드가 유리하다.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할 수 있는 6만 5천원~ 7만원 수준의 이용권 하나와 김포광역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10~12만원 수준의 이용권이다.
인천은 추후 논의를 거쳐 가격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 달 42번 이상 지하철 타야 이득
매경의 헤드라인이다. 기후동행카드로 가성비를 누리려면 한 달 42번 이상 타야 한다는 내용이다. 필자의 남편은 "어떻게 42번을 타지? 연차 쓰면 안 되지 않나?"라며 직장인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정말 그러한지 직접 계산해 보았다.
① 2024년 공휴일을 제외한 근무 가능할날을 월별로 정리했다.
② 연차감안하지 않고 평일은 모두 근무한다는 가정하에 X2를 해서 지하철 이용 횟수를 구했다.
③ 이렇게 구한 지하철 이용횟수에 1회 지하철 요금( 기본 1,500원부터 1,800원까지)을 곱해 한 달 나가는 돈을 계산했다.
참고로 분홍색은 42회 넘는 달을, 주황색은 6만2천원이 넘는 구간이다.
▼2024년 근무가능한 날 X 지하철 요금표▼
월
|
평일갯수
|
평일갯수 X 2
(왕복횟수) |
1회 지하철 요금 | |||
1,500원 | 1,600원 | 1,700원 | 1,800원 | |||
1월 | 22 | 44 | 66,000 | 70,400 | 74,800 | 79,200 |
2월 | 19 | 38 | 57,000 | 60,800 | 64,600 | 68,400 |
3월 | 20 | 40 | 60,000 | 64,000 | 68,000 | 72,000 |
4월 | 21 | 42 | 63,000 | 67,200 | 71,400 | 75,600 |
5월 | 21 | 42 | 63,000 | 67,200 | 71,400 | 75,600 |
6월 | 19 | 38 | 57,000 | 60,800 | 64,600 | 68,400 |
7월 | 23 | 46 | 69,000 | 73,600 | 78,200 | 82,800 |
8월 | 21 | 42 | 63,000 | 67,200 | 71,400 | 75,600 |
9월 | 18 | 36 | 54,000 | 57,600 | 61,200 | 64,800 |
10월 | 21 | 42 | 63,000 | 67,200 | 71,400 | 75,600 |
11월 | 21 | 42 | 63,000 | 67,200 | 71,400 | 75,600 |
12월 | 21 | 42 | 63,000 | 67,200 | 71,400 | 75,600 |
1회 지하철요금이 1,500원이고 한달근무일수가 21일 이상, 즉 지하철이용을 42번 이상 이용하면 기후동행카드가 유리하다. 이득은 고작 1천원이지만, 기사의 논지는 맞는다.
반면 명절 및 공휴일이 많이 낀 2·3·6·9월의 경우 근무일수가 20일이하로 떨어지면서 1회 요금이 1500원이라도 유리하지 않았다. 단 1회요금이 1,800원을 넘어가면 월별 상관없이 기후 동행카드가 확실히 유리했다.
정말 직장인에게 유리한 걸까?
반은 맞고 반을 틀리다. 연차 및 자차유무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신입은 연차가 11개, 근속연수 1년 이상부터는 15개+가 주어진다. 만약 1회 지하철 요금으로 1500원을 쓰는 직장인이 한 달에 하나씩 연차를 쓴다고 가정하면, 한 달 근무일이 기본 21일 미만이 되면서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의미가 없어진다. 이런 식으로 연차를 몰아 쓰는 달, 이틀 이상 쓰는 달을 생각하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
때문에 근무일수가 21일을 넘길 것 같은 달에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해야 하고, 구매 후 많이 안쓸 것 같으면 환불을 해야 한다. 환불은 개시일로부터 30일 이내 실사용금액에 수수료 500원을 차감한 후 돌려준다. 카드 하나 쓰는데 생각할게 많다.
그럼 주말에 대중교통 타면 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일단 자차가 있으면 주말에는 대중교통을 잘 타지 않는다. 또한 가족이 있으면 더더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손해다. 3인 가족이 왕복만 해도 버스 요금이 최소 6천 원이다. 그럴 바에는 주차요금이 무료인 곳, 주차요금이 싼 곳에 차를 가지고 가는 게 이동성도 편하고 돈도 아낀다.
개인적으로 자차가 있고 1회 지하철요금이 1600원이내인 직장인이라면 기후동행카드가 불리하다. 이득이 없다. 반면 1800원 이상을 1회 요금으로 내는 직장인이나 현재 차는 없지만 평일에는 매일 학교 · 직장을 가고 주말에도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대학생 · 청년 · 1인가구 직장인이라면 고려해 볼만하다.
차라리 환급해 주는 5월 K패스를 기다려보자
정리해 보니 기후동행카드 가격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오히려 대중교통 이용 시 30% 환급해 주는 일반카드를 사서 쓰는 게 더 유리할 정도다. 단 실적별로 최대 환급액이 7천원부터 1만8천원까지 차등지원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실적 채우는 것에 지쳤다면 오히려 알뜰교통카드의 업그레이드버전인 K패스를 쓰는 게 낫다. 한 달에 15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최대 60회까지 요금을 일부 환급받을 수 있다. 일반은 20%, 청년층은 30%, 저소득층은 53%를 환급받는다. 이동거리에 비례하여 지원했던 알뜰교통카드와 달리 이용금액을 기준으로 환급해 주는 방식이다.
기준 횟수가 15회 이상이라 모든 직장인이 쉽게 달성할 수 있고, 쓴 만큼 돌려주기 때문에 확실히 유리하다. 연차반영 평균 40회(20일 출근) 이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1회 평균요금이 1500원이 직장인은 환급액까지 고려하면 48,000원의 비용만 발생한다. 반면 기후동행카드는 6만 2천원이다. 누가 봐도 K패스가 유리하다. 아래에 자세히 기술했다.
K패스, 알뜰교통카드, 기후동행카드 비교, 어떤 교통카드를 써야할까?
그럼에도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하고 싶다면?
1월 23일 화요일부터 구매할 수 있다. 사용은 27일부터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유저라면 모바일 카드로 구매할 수 있다. '모바일 티머니앱'에서 기후동행카드 발급 및 충전을 진행하면 된다. 반면 디지털 약자 및 아이폰 유저라면 실물카드를 3천원 내고 구입해야 한다. 구입장소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과 역사 인근 편의점이다. 참고로 실물카드를 구입하더라도 반드시 '티머니 카드&페이'홈페이지'에 카드 등록을 해야 한다. 미등록하면 환불 및 따릉이 이용이 불가하다.
사용방법은 평상시와 똑같이 카드를 태그 하면서 승·하차하는 방식이다. 2회 이상 미태그하면 24시간 사용정지 될 수 있으니 꼭 태그 해야 한다. 따릉이는 '티머니 GO'앱에 기후동행카드 번호를 등록하면 1시간 단위 무료이용권을 제공한다. 실물카드는 티머니카드사 홈페이지에 등록된 카드에 한하여 무료 이용권이 생성된다.
아직 모바일 티머니앱에 기후동행카드 배너가 없는 것으로 봐서 23일 정식 오픈할 듯 하다. 그때까지 잘 기다렸다가 구입하길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