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55분 접수. 대기번호 17번. 1시간 대기 끝에 진료
필자가 똑닥을 해지한 이유다. 아래에서 자세히 기술하겠다.
똑닥은 실시간 병원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으로, 작년 9월 유료화되기 전부터 많은 엄마들이 사용해 왔다. 필자 역시 그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이사를 한 후, 자주 다니는 병원에는 똑딱이 도입되지 않아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그 사이 매달 1천원 가량의 돈을 내라고 해서 더더욱 쓸 이유가 없어졌다. 이러한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똑닥 유료화 논란에 대한 글을 썼었다.
의료접근성 악화, 의료 불평등 심화 그런 논지였다.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래글을 읽으면 된다.
1월 1일 소아과 방문, 똑닥 멤버십 가입하다.
그러던 내가 똑닥 멤버십을 가입한 이유는 1월 1일 소아과 방문이었다. '폐렴 초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이기침에서 쇳소리가 났다. TMI지만 필자의 아들이 몇 년 전 폐렴으로 입원했기에 기침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차로 5분거리, X-RAY설비를 갖춘 유명 소아과가 1월 1일 연휴에도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똑닥도 가능한 병원이었다. 연휴에 하는 병원은 항시 엄청난 대기를 자랑한다. 바로 똑닥 멤버십에 가입했다. 연간이 아닌 월간정기권으로 부가세포함 1,100원을 결제했다.
1월 1일 당일, 똑딱 접수는 병원 오픈시간인 9시부터였다. 10분전에 도착해서 9시 땡 할 때 바로 접수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서부터 틀려먹었다. 병원에 8시 55분에 도착했는데, 이미 10명 남짓한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대기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전광판에 아들이름이 17번째 순서라고 떴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9시 되자마자 대기 리스트는 50명, 60명으로 증가했고 몇 분 뒤 접수 마감하는 팻말이 데스크위로 올라왔다. 똑닥접수를 예상했던 필자는 너무 당황스러워서 간호사 선생님에게 물었다.
"똑닥 접수하면 순서가 달라져요?"
"현장 대기한 분들 이후로 접수가 돼서 18번째부터 시작합니다"
"그럼 이분들은 몇 시부터 온 거예요?"
"글쎄요. 어떤 분은 7시 30분에 오시기도 해서요"
현장접수 후 똑닥접수를 받는 방식이라 똑닥순서가 밀릴 수밖에 없었다. 진료를 일찍 받으려면 오픈전에 대기를 해야 했다. 소위 말하는 소아과 오픈런이다. "오픈전 현장접수를 먼저 합니다"라고 했으면 차라리 빨리 가거나 똑닥 접수 후 대기번호에 맞춰 갔을 텐데,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돼서 결국 1시간을 병원에서 보내게 됐다. 그래도 똑닥 도입 병원의 장점이 대기시간에 맞춰 사람이 오기 때문에 분비지 않는다. 그 덕에 여유롭게 대기는 할 수 있었다.
결국 그렇게 똑닥은 써보지 못하고 진료가 끝났다. 필자는 가장 빠른 진료를 원하는 사람이다. 현장 대기가 늘 우선한다면 똑닥은 필요없다. 해지를 하기로 결심했다.
1월 2일 똑닥 해지, 전액환불
해지는 생각보다 쉬웠다.
마이페이지 > 멤버십 관리 > 구독해지 순서대로 누른다. 구독해지 버튼이 숨어있지 않고 스크롤바를 내리면 맨 밑에 있다. 구독 시작 7일 이내에 똑닥 사용 내역이 없어서 전액 환불해 준다는 안내도 있었다. 그렇게 '그래도 해지할래요'를 선택하고 똑닥 멤버십을 끊었다.
똑닥 환불 · 해지 논란
전액 환불 처리된 필자와 다르게 똑닥해지관련 불만을 토하는 소비자가 많다. 자동 결제방식이 가장 큰 이유다. 똑닥은 매 1개월마다 부가세 포함 1,100원을 내는 월간 이용권과 매 1년 11,000원을 내는 연간이용권을 팔고 있다. 이는 정기 자동 결제 상품이라 매달 또는 매년 자동 정기 결제된다. OTT구독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소비자는 2회 차 결제된 걸 보고 놀라서 해지를 요청해도, 환불을 받지 못한다.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음에도 규정상 환불이 불가한 것이다.
| 월간 이용권 : 1회 차 정기결제 후 7일 이내 진료완료 내역이 없으면 100% 환불
말이 많아서 그런지 환불 케이스도 따로 공지했다. 1회 차 결제 후 7일 이내 진료내역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무조건 환불 불가다. 2회차가 시작되더라도 리셋이 아니라 1회차의 연속이라 환불이 불가하다.
| 연간 이용권 : 1회차 정기결제 후 7일이내 진료완료 내역이 없으면 100% 환불, 6개월 이내 환불 시 부분 환불 가능
연간 이용권 역시 첫 결제 후 7일 이내 진료 내역이 없으면 100% 환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월간이용권보다 금액이 커서 부분 환불해 준다. 진료유무 상관없이 3개월 이내는 60%, 6개월 이내는 40%를 돌려주고 6개월 넘어가면 환불액이 없다.
이렇게 알려도 항상 말이 나오는 환불이다.
결과적으로
병원 한번 가는데 왜 이렇게 따져야 할 게 많은지, 참 안타까운 세상이다. 그리고 똑닥은 대기 없이 방문이지 빠른 진료 순서를 보장하는 앱이 아니다. 아픈 아이가 있는데 어떤 부모가 30번, 50번 대기하고 있을까? 결국은 현장대기로 빨리 접수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는 유료 줄 서기가 아닌 소아과 확대가 더 필요하지 않나 싶다. 참 애 키우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