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다반사 / / 2022. 1. 20. 11:06

라떼는 말이야, 이런 썰매가 대세였어

라떼는 말이야, 이런 썰매가 대세였어


예상치 못한 기습 폭설에, 온동네를 돌고돌아
학교 앞 작은 문방구에서 눈오리와 썰매를 사왔다.

누구보다 기뻐할 아들래미를 위해,
새하얀 눈밭을 제일 먼저 누비게 하고 싶어서
조금 일찍 하원해서 공원으로 출격했다.


타는것보다 끄는게 더 좋은지
썰매로 길을 만들며, 즐거워하는 아들,
이 모습을 보니, 딱 30년전의 내 모습이 떠올라 추억을 한번 소환해 본다.

 



라떼는 말이야,
짚과 비료푸대만 있으면 그게 썰매였어


이렇게 말하면 너무 아재같지만 정말 그러했다.

1월 초, 친정갔을때,
집 뒷산의 눈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을 알고,
부랴부랴 비료푸대에 짚을 넣어 근사한 썰매를 완성했다.
(앗, 짚이 없어서 돌아다니는 마대자루 두장을 구겨 넣었다)
30년전 나의 모습을 재현했다고나 할까...

이게 뭐라고 너무 재미있어서 여러번 탔는데
아들래미와 조카는 무섭다고 거부했다.
하지만 이 좋은걸 어른만 알게 할 수 없어,
다른장소를물색했다

냉이 얼지 말라고 경사진 밭에 덮어놓은 비닐.
흙이 없어 깨끗하고 냉이가 쿠션역할을 해서 안아프고
비닐이라 더 잘 나갈 수 있는 최적의 장소

그렇게 겁이 많던 우리아들도 여긴 마음에 들었는지,
엄마표 썰매에 앉았고, 있는 힘껏 등을 밀어주었다.

생각보다 잘 나가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재밌었던 추억여행......
30년전 딱 나같다고나 할까?

지금은 워낙 좋은 썰매들이 많아
이런 자연의 재료(?)로 썰매를 경험하기가 쉽지 않으니
더 짜릿하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

다음에 시골가면 또 타야지!!


지금까지 "라떼는 말이야, 이런 썰매가 대세야"를 쓴
30중반의 노블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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