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으로 몇 년간 고생했는데, 최근 재발했습니다. 지난 일요일 밤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구토를 했고, 뇌를 칼로 도려내는 듯한 고통에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거의 뜬눈으로 밤을 보냈습니다. 자고 나면 괜찮아졌는데, 불행히도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감당할 수없는 고통에 결국 근처 신경과를 찾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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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는 괜찮은데, 맥박이 이상합니다.
두통 및 우울증 관련 설문지를 3장 작성한 후, 상담을 받았습니다.
"뇌파 검사 진행할게요.
그런데 지금 맥박이 너무 심하게 뛰는데요.
다시 측정해보고, 얘기 나누죠"
그때까지만 해도 제 맥박수가 그렇게 높은지 몰랐습니다. 혈압은 정상이었으나 맥박이 141로 나왔습니다. 원래 정상 맥박은 60~100입니다.
일단 뇌파 및 심호흡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뇌는 정상인데요. 지금 맥박이 150이 넘어요.
맥박이 너무 높아 다른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요. 여기 정상인 분들 보이시죠? 이런 뇌파가 나와야 하는데 일자로만 나와요.
부정맥이나 갑상선 항진증 일 수 있으니까, 바로 내과 가보세요.
일단, 빈맥 낮추는 약이랑 두통 심할때 먹는 약은 2주 치 드릴게요"
📝참고로 빈맥은 빠른맥으로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을 말하며, 1분에 95회 이상이면 빈맥으로 추정한다. 부정맥은 심장 박동이 고르지 못하고 불규칙한 상태를 말한다.
그렇게 뇌는 이상이 없었지만, 오히려 빈맥 때문에 내과를 가라는 판정을 받게 됩니다. 바로 내과를 찾아갑니다.
| 동성빈맥입니다. 혈액검사로 갑상선 항진증인지 판단해 보죠.
내과에 가서 맥박을 쟀습니다. 여전히 140이 나옵니다.
빈맥이 의심되어 방문했다고 하니, 심전도 검사를 권했습니다.
5분간의 심전도 검사를 하고, 다시 진료실에 들어갔습니다.
"부정맥은 아니고 동성빈맥입니다"
동성빈맥은 심장의 전기 신호 체계는 정상이지만 심박수만 빠른 상태입니다. 의학적 장애가 아닌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심장에 문제가 있는 부정맥과 달리 동성빈맥은 덜 위험한 상태입니다.
내과 선생님은 혹시 갑상선 항진증으로 인해 빈맥이 생겼을 수 있으니 혈액검사를 하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피를 뽑고 다음날 결과를 기다립니다.
| 가만히 있어도 심박수 137
괜히 무서워, 집에 나뒹굴던 샤오미 미밴드를 착용했습니다. 수시로 심박수를 확인했습니다.
아이 하교시키기 위해 10분간 걸었더니 맥박수가 137로 나왔습니다.
확실히, 남보다 빨리 뛰는 게 맞았습니다.
뭔가 두려워지더군요. 그렇게 내일 검사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결과를 들으러 갑니다.
| 갑상선 기능 항진증입니다. 한 달간 약 복용하신 후 다시 혈액검사 해보죠.
아침 9시 30분, 갑상선 기능 항진증 판정을 받습니다.
"호르몬 수치가 정상보다 높아요. 갑상선 항진증이고요.
몸이 계속 100m 달리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원인은 자가면역질환인 그레이브스 병일 확률이 높고요.
체중감소라던지, 짜증이 많이 난다든지 이런 거 못 느끼셨나요?
일단 약 한 달 복용하고 나서, 다시 피검사해볼게요."
애석하게도 발병원인, 병 특징을 제대로 설명해 주시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찾아보았습니다.
|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파헤쳐 보자
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 혈액 내에 분비하는 내분비기관입니다. 갑상선 호르몬은 열과 에너지를 생성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로 체온조절, 심장기능, 콜레스테로 조절 등 인체의 대사과정을 관장합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 갑상샘 기능 항진증이라고도 불림)은 갑상샘 호르몬의 과한 분비로 우리 몸에 필요 이상의 에너지가 생성되어 신진대사가 과도하게 왕성해지는 질병을 말합니다. 참고로 항진은 지나치게 진행된다는 뜻입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가?
- 열 생산 증가로, 땀 분비가 늘고 더위를 많이 느낍니다
- 식용이 증가하나 식사를 해도 체중은 감소합니다
- 빈백이 발생합니다. 심하면 과호흡 증후군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 가슴 두근거림과 손떨림이 잦습니다
- 신경이 과민해집니다.
- 만성 피로감을 호소합니다. 체력이 급격히 안 좋아집니다
- 불안, 초조, 수면장애등을 호소합니다.
- 여성의 경우, 월경량과 주기가 바뀔 수 있습니다.
- 설사가 잦아집니다.
- 피부가 건조해집니다 (가려움증 동반)
- 머리카락 윤기가 없어지고 탈모도 일어납니다.
- 외형적으로 눈이 앞으로 튀어나오고 목이 커질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체중감소는 없었습니다. 워낙 이번 여름이 더웠기에 땀이 많이 나는구나 했고, 그 때문에 체력이 많이 떨어지는구나 했습니다. 두통 때문에 병원에 안 갔다면, 갑상선 문제인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왜 걸리는가?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자가면역질환인 그레이브스병이 많이 언급됩니다. 내과 의사가 말한 것도 이 그레이브스였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은 일종의 팀킬로, 인체 내부의 면역계가 내부의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갑상선 세포를 마치 외부 물질로 인식해 갑상선의 기능을 자극하는 자가 항체(스스로를 공격)라는 게 몸이 생깁니다. 이 때문에 갑상선 호르몬이 충분함에도 더 많은 호르몬이 만들어져 항진증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혹은 갑상선에 혹이 많아도 발병할 수 있는데요. 이는 갑상선 초음파를 진행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도 초음파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 작은 물혹 2개만 있었습니다.
참고로 항진증 걸린 사람들 대부분은 스트레스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최근에 스트레스받을 일이 많았는데 (남편 퇴사 등),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치료는?
일단 준불치병에 가깝습니다. 한번 앓으면 1~2년 또는 평생 약을 먹거나, 재발과의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EXID 멤버 솔지 역시 항진증 판정 이후, 완치되기까지 2년 넘게 소요됐다고 합니다. 일단, 가장 기본은 약물치료입니다. 약물로 안되면 갑상선 절제시술까지 해야 합니다.
저는 메티마졸정 하루 2알씩, 1달간 복용 처방을 받았습니다. 갑상선 호르몬 생산을 저하시키는 약입니다. 한 달 뒤 피검사 해서 호르몬 수치 보고, 1~2년 복용할지 정한다고 했습니다.
🚨메티마졸정을 먹다가 고열, 인후통, 입안의 궤양이 발생하면 즉시 의사에 알리거나, 병원에 내원해야 합니다. 백혈구의 일종인 과립구가 메티마졸 복용으로 감소하게 되면, 감염이 생기고 심하면 패혈증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위의 증상이 발생하면 무과립구증에 의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일단은 약물 부작용이 없는지 잘 관찰하면서 메티마졸을 복용해야겠습니다.
한 달 뒤 부디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길 바라며, 그때 다시 경과보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