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석하게도
개념 있는 이웃을 만났을 때
가능하다는 것.
그래서, 오늘은
층간소음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였던
내 사례를 들어
어떻게 해결했는지 말해보겠다.
"1편: 가해자"
작년 11월,
외출 후 돌아오니 현관문에 쪽지가 하나 붙어있었다.
너무 예의 바르게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
아랫집의 하소연......
아기 키우는 집이라
한 번쯤 연락 올 수 있겠다 싶었는데..
막상 가해자가 돼보니
너무나 죄송하고 또 죄송하더라.......
그래서 바로,
"주의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쪽지와 함께
장 본 디저트를 하나 아랫집에 두고 왔다...
이게 땡인가?
아니다.
그 후로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모든 다리에 소음방지 테니스공을 씌웠고...
식탁의자에서 일부러 쿵 소리 내면서
내리는 아들 때문에 사이 잘룩 러그도 추가로 깔았다.
그동안 갑갑해서 안 신던 슬리퍼도 다시 꺼내 들었고..
거실을 좀 더 재정비해서
최대한 매트 위에서 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
끝으로..
가장 중요한.
아들내미 통제!!
뒤꿈치 들며 걸을 수 있도록 교육..
하지만 부족했던 것일까?
약 한 달이 지난 후 또다시 쪽지가 와 있었다..
왜 때문에?
진자루..
아랫집은 천사였다..
ㅠㅠㅠㅠ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법!!!
"앞으로 계속 주의하겠다"
는 쪽지와 함께 귤을 보냈다..
요즘은 어떻냐?
간간히 생각날 때마다 아랫집에
과일, 디저트들을 보낸다...
아무리 통제한다고 해도
4살이 늘 말을 듣는 것은 아니기에.
좀 심하게 소리 냈을 때
죄송함을 전달코자 보낸다...
그럼 이분도 늘 뭔가를 보내신다.
레알 천사다....
이처럼 나는 아주 개념 있는 아랫분을 만나
관리사무소 통하지 않고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런 이웃을 만나 정말 행운이었다.
"2편 : 피해자"
같은 아파트를 3년 살면서
전에 느껴보지 못한 소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혹여나 싶어 관리사무소에 물었다.
"새로 누가 이사 왔나요?
애 엄마라면 좀 참아보겠다"라고..
그리고 수분이 지났을까?
위층에서 누군가 내려왔다.
"최근에 이사 왔어요.
애가 둘이에요.
연락처 드릴 테니 층간소음 심할 때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연락처까지 주실 줄이야.
같은 애엄마로서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그래서 참다 참다 소음이 좀 심한 날에
연락을 드렸다..
늘 공손하게
죄송함을 먼저 표했던 위층.
이분도 참 좋은 분이었다..
더욱이...
꼭 뭔가를 주셨다.
"마트에서 딸기가 좋아 보여서
저희 애 꺼 사다가 마스크 필요하실까 봐..."
내가 아랫집에 하는 행동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서로 배려하다 보니 요즘은
연락할 일도 없고
소음도 더 참게 되었다...
이 모든 게 둘 다 예의 바르고
개념 있게 행동해서가 아닐까? 싶다.
실제 나처럼 좋은 케이스만 있는 게 아니란 걸 안다..
내 가까운 지인 얘기 (초등학생 2명)를 한번 해보겠다
분명 조심히 하는데도
아래층에서 쉴 새 없이 연락이 왔다고 했다
"너무한 거 아니냐.
애들 주의 안 주시냐?"
...
아무리 해도 말이 안 통했고
심지어 경찰 신고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층간소음이란 게 바로 윗집이 아니라
대각선, 윗 윗집 일 수도 있으니
일부러 자기네 집에
CCTV를 달았다고 했다.
결국 그 CCTV로 층간소음을 해결했다..
어떻게?
외출한 사이 아래층에서 인터폰이 와있었던 것..
이때가 기회다 싶어
아래층과 대면의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전화한 시간에 없었다는 걸
CCTV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우리가 낸 소음이 아니란 것을
가장 정확하게 증명해 낸 것이다.
더욱이, 아래층에서 층간소음을 느꼈던
다른 시간 때도 보여달라고 했는데
그때도 역시 다들 조용히 앉아있는 화면만
나왔다고 했다...
"얼마나 통쾌한가"!!!"
결국 지인의 억울함은 풀렸고,
아래층 역시 앞으로 조심하겠다는
합의(?)하에 잘 마무리 되었다고 한다.....
참으로 층간소음이란 게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다행히 나는 개념 있는 이웃을 만나 잘 해결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걸 알기에
참으로 안타깝다..
조금만 더 배려하고 살면 좋은 것을...
아님...
"건설사들이 잘 만들던가...
10억이면..거인 발자국 소리도 안들리겠다야.
.. 각성해라!!"
<지금까지 노블루의 층간소음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