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왜?
넌 늘 화가 나 있는거야?
정든곳을 떠나 6년만에 낯선 동네로 이사를 왔다.
이사와 동시에 새 어린이집에 적응해야 했던 내 아들은
나의 기우와 달리 놀라울정도로 빠른 적응력을 보여줬다.
"어린이집 매일 가고 싶어요. 주말에도 가고 싶어요"
참 행복했다.
코로나와 등원거부로 작년 한해 약 30일남짓 어린이집을
다니고 말았던 아이였기에
또 다시 등원거부를 한다면
5세인 우리 아이와 무엇을 할 수 있을까하며
앞이 깜깜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행복을 누가 시기한것일까?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아들과 나는 매일 다투기 시작했다.
거의 4년넘게 엄마와 지냈던 아들은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다보면
'내가 먼저 할거야. 넌 하지마'
남을 배려하며 노는법을 전혀 알지 못했고
결국 한쪽이 울어야 끝이 났다.
항상 가해자는 선율이었다.
이런 행동이 반복될 수록
'하지마. 안돼. 그러면 안돼'
'아이고 죄송해요. 제가 더 가르칠께요'
상대편 부모와 아이에게 늘 미안해했고
늘 혼내다가 팔목을 붙잡은 채
강제로 집으로 데려오는 일이 늘어만 갔다.
"아니 도대체
5세랑 싸울게 뭐가 있다고 맨날 싸워!!!"
내부 사정을 알리 없던 남편은
맨날 싸우고 화가 난 우리 모자의 모습에
덩달아 역정을 내기 일수였다.
하지만 상황은 더 악화되었다.
어린이집 하원시간이 두려울 정도로
내 아들의 분노는 갈수록 심해졌다.
"오늘은 안싸우고 넘어갈 수 있을까?"
하지만 나의 바램과 달리 싸움의 강도는 세져만 갔고,
어른이 돼서, 엄마가 돼서 그러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가
엉덩이를 때렸다가
문밖으로 나갔다가....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
'내가 왜 아이를 낳았을까?
사는게 행복하지않다."
정말 한동안 너무 우울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은 결국
온라인 육아점검을 권했다.
돈내고 뭔가 상담받고 하는것에 회의적이었던 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상담에 임했다.
링크타고 들어가서
각 항목에 척도로 답하는 단순한 검사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과지가 집으로 왔다.
"육아 스트레스 점수가 96점"
"폭발적, 분노적인 애들의 성향"
결과는 생각보다 암담했다.
아니 정확했다.
약 4년넘게 집에서 보육하다보니 지쳤던 것이다.
심지어 기질적으로 순한지도 않았던 아이를...
그런데 웃긴건
'그래 내가 힘들고 아이도 강한데..그 다음은?"
넥스트 스텝이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은 이렇게 사실만 인지하고 끝나나 싶었던 심리상담은
남편의 제안으로 센터까지 방문하기에 이르렀다.
결과지 보고 흠짓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던 것 같다.
아이 30분, 부모 30분 이렇게 총 1시간에 걸쳐 상담이 이루어졌다.
"분노 기질이 강하게 나타났고요. "엄마가 때려요"라고 말하더라고요.
우리 세대와 달리 요즘 애들은 체벌에 민감하게
반응하니 절대 강하게 다루시면 안됩니다." - 아이 분석-
"어머니도 우선 감정을 조절할 필요가 있으시고요.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읽고 대응할 필요가 있어요.
이빨 안닦고 싶다는 아이에게 왜?라고 화내기 보다
지금은 닦기 싫구나 감정을 읽고
5분뒤나 10분뒤에 닦아보자 역 제안을 하시는게 좋아요"
-엄마 분석-
약 1시간의 상담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게했다
.내 아이의 성향은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내 아이가 다 기억하고 있으니
행동을 얼마나 주의해야 하는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체벌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상담 한달이 지난 지금어떻게 되었느냐
분명 초반에는 감정을 읽고 대하는게 어려웠지만
연습하니 늘었고...체벌을 안하고 기다려주니
본인 스스로 진정하는 시간이 짧아졌다.
이런 사소한게 모여서
지금은 다툼이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냥 요약하면 요즘은 육아할 맛,
아니 아이 낳길 잘했다는생각이 들정도로 행복해졌다.
그러니, 육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한번쯤은 전문가의 상담을 받길 바란다.
내가 느끼는 문제를 남이 알아주고 풀어주는 것
만큼확실한 해결책은 없으니 말이다.
그럼 모든 이땅의 엄마들 힘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