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바로 어제 일이다.
어르고 달래서 10시 반에 등원시켰는데
결국 사단이 났다.
4월 말 첫 등원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울지 않던 아들이었기에
갑작스레 찾아온 등원 거부는 충격이었다.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12시에 부랴부랴 아이를 데리러 갔다.
"선율이가 1시간이나 울었어요..
이번 주는 일찍 하원 시키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생각보다 울음의 크기가 컸다.가여운 것......
"선율아~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엄마가 없어서 슬펐어"
"(????) 엄마랑 집에 있으면 뭐해..
맨날 싸우는데. 어린이집 재밌지 않아?"
"아니. 하나도 재미없어.."
"아.. 그래?
그럼 오늘 산책이나 할까?"
그렇게 우리는 둘만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산책하는 내내
내 머릿속은 복잡했다.
특별활동을 못해서 더 재미없나?
지난주에 통으로 빠져서 그런 건가(아팠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거부를 하게 된 건지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엄마의 부재를 인지했다고 하기엔
2달 반이라는 시간을 설명하기도 힘들고....
(심지어 아파서 약 1/3은 빠졌다)
참으로 어렵다....
결국, 어떠한 답도 찾지 못한 체
오늘만의 해프닝으로 끝나길 바라며
잠자리에 들었다..
과연.. 오늘은 어땠을까?
아침부터 나는 김밥을 말았다.
"김밥 먹으면 어린이집 갈게"
라며 아들이 딜을 했기 때문이다.
"절대 화내지 않고 직접 가겠다고 할 테까지
기다려주자"
이것이 밤새 내린 나의 결론이었기에
나는 기쁜 마음으로 김밥을 말았다...
"김밥 먹었으니 갈까??"
"아니.. 안 갈 거야... 가기 싫다고!!!"
"그래도 가야지.. 빠지면 계속 가기 싫어져..
늘 원하는 것만 할 수 없어"
"어린이집 갔다 오면 뭐해줄 건데?
게임? 티브이?"
솔깃한 제안이다....
하지만 이런 보상에 넘어가면
더 한걸 요청할 수 있기에
"그건 아니지..
어린이집은 당연히 가는 거야..!!"
라고 확실히 끊어 벼렸다..
"칭찬해~~"
"그럼 책 읽고 그림만 그리고 갈게"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다
이미 시계가 10시 10분을 향했다.
"이젠 정말 옷을 입어야 해!!"
혼자 조바심이 난다...
엄마와 달리 아들은 참 느긋하다.
옷을 갈아입히려고 내복 바지를 벗겼더니
어린이집 안 가겠다며
다시 입으려 한다...
"릴랙스"
아이는 정말 단순하다..
저 모자를 쓰고 가자니깐
기분 좋게 간다고 한다.
"이 쉬운걸"
마지막 고뇌 단계...
저 현관문만 나가면 절반의 성공이다.
드디어 집을 나설 수 있게 됐다.
10시 반에 해님을 보다니.........
"엄마! 나 낮잠 안 잘 거니깐 빨리 와야 해!"
"어어.. 엄마가 빨리 갈게"
가면서도 신신당부한다..
그렇게 5분을 달려...
(5분 거리를 1시간 넘게 걸려가다니...)
마침내 등원을 했다...
"화 안 내고 기다려준 나 칭찬해!"
"태풍을 뚫고서라도 어린이집은 보낸다"
는 엄마들의 말이 있는데...
당분간은 태풍 할아비가 와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냥 기다려 주는 수밖에!!!!!!
할 수 있다.. 아자아자!!!
<지금까지 노블루의 등원 거부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