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혼자 옮기는 게 가능할까 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 경험담을 적겠습니다. 저는 보통 체격의 30대 중반 여자로 이 글을 쓰기 몇 시간 전에 혼자서 피아노를 옮겼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는지 자세히 적겠습니다.
약 30년 된, 영창 업라이트 피아노입니다. 기본적인 사이즈는 아래와 같으며, 무게는 최소 200kg이 넘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사 당시, 방문폭이 좁아 아저씨 2분이 피아노를 눕혀 힘겹게 운반했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가 아닌 이상 방 내 이동은 가능해도 방 밖으로의 이동은 불가할 거라고 즈레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피아노로 옮기기로 결심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21년, 처음 가구를 배치할 때에는 남편이 재택을 하고 있어서 책상, TV, 책장 2개, 피아노만 놓으면 됐었습니다.
22년 말, 재택 종료와 동시에, 원거리 지역으로 직장이 바뀌면서 업무 공간이 아닌 개인 침실 공간으로의 용도 변화가 필요해 졌습니다. 책장 2개 역시 저 혼자서 옮겼습니다. 책을 다 뺀 후, 밑에 수건을 깔면 손쉽게 옮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23년, 올해가 되자 남편이 개인 책상에 대한 니즈가 생겨났습니다. 방사이즈가 작아 포기하던 찰나 '피아노를 한번 옮겨볼까?'하고 시도했더니 가능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바퀴입니다. 다행히 고정 핀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마루 손상을 대비해 '이불'을 깔고 이동하는 게 가장 낫다는 글을 봤지만, 혼자서 200kg가 넘는 피아노를 들어 그 밑에 이불을 깐다는 건 불가능해 우선 밀리는 지만 테스트 했습니다.
발바닥을 지지대 삼아, 피아노 기둥을 잡고 몸 앞으로 당겨보니 놀랍게도 움직였습니다. 바닥을 보니 기스도 없이 잘 따라와 줬습니다. 혼자 가능하겠다 싶어, 한쪽을 약 10cm 정도 잡아 당기면 멈춘 후 반대쪽 가서 동일한 폭으로 당기는 작업을 수십 차례 반복 했습니다.
그 결과, 문쪽에 있던 피아노를 다른 벽 사이드로 붙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염려됐던 바닥상태를 확인했습니다. 기스는 안났지만 약간의 눌린 자국들이 보였습니다. 이게 다시 올라올지는 모르겠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티가 나지 않아 안심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여자 혼자 피아노 옮기기는 가능했습니다.
|여자 혼자 피아노 옮기는 순서
- 바퀴 고정 핀이 있다면 해제한 후, 한번 당겨보세요.
- 몸 앞으로 당겼을 때 밀린다면, 여러 번 앞뒤로 밀면서 바닥에 자국이 생기는지 확인하세요.
(기스가 난다면 바로 포기, 전문가 섭외) - 기스가 안날 거라고 판단되면, 조금씩 양쪽을 밀면서 옮기면 됩니다
그럼, 위 순서대로 한번 해보신 후, 옮기는 거 도전해 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