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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인터넷설치, 부르는게 값이라고?

노블루 2024. 9. 3. 17:22

우여곡절 끝에 시골 부모님 댁에 KT 스카이라이프 인터넷을 설치했습니다.

현금 얼마받고 갈아탈까를 놓고 줄타기하던 제 고민이 사치스러울 정도로 시골은 인터넷이 과연 설치될까? 설치비는 얼마 나올까?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모든 과정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제 경험을 토대로 시골 인터넷 설치 시, 알아야 될 것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KT 스카이라이프 설치일정은 기사가 정한다.

시골은 인터넷을 골라서 설치할 수 없습니다. 낙후된 지역일수록 KT만 가능합니다.

문제는 KT라도 다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현장을 봐야 알수있고, 가능하다고 해도 당일 또는 한 달 이상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결국, 변수가 무지하게 많습니다. 

 

부모님 집도 시골이라 인터넷설치요청을 했을 때 조건부 답변이 왔습니다.

'현장을 보고 판단하겠다. 인터넷 속도도 그때 측정해서 맞는 요금제를 정해야 한다'

그만큼 시골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렇게 KT 자회사 스카이라이프에 설치요청을 했고 설치가능일을 다음 달 중순으로 잡았습니다. 집에 스카이라이프 TV를 보고 계셨고, 요금제도 KT보다 저렴해서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설치는 예상보다 빨리 됐습니다. 뭔 소리냐고요?

 

스카이라이프 설명글, 출처 : 나무위키
스카이라이프 설명글, 출처 : 나무위키

 

KT 스카이라이프 나무위키 내용 중 일부입니다.
'보통 인터넷과 TV를 신청하면 방문시간이 문자로 오는데, 스카이라이프는 그런 거 없다.'

 

진심 그러했습니다. 갑자기 오전 이른 시간에 설치하러 오겠다고 해서, 오해했나 해서 한번 취소했는데 결국 또 그다음 주 갑자기 와서 얼떨결에 설치가 됐습니다. 

 

설치기사는 "시골지역에 갈 때, 시간이 맞으면 그 지역 접수 물량을 한 번에 한다. 우리는 본사가 요청한 스케줄을 다 따를 수 없다. 빨리 해주면 더 좋은 거 아니냐?"라고 말했습니다. 부모님이 이런 거 잘 모르셔서, 타 지역에 있는 제가 설치과정을 듣고 싶어 날짜를 정한 건데 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절대 약속시간은 믿지 마십시오. 

 

뭔가 당황스러웠던 설치기사 만남을 뒤로하고 설치과정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인터넷 설치불가 지역은 없다. 단 돈이 들뿐이다.

잠깐 어려운 용어를 하나소개하겠습니다. 
 

"인터넷 보편적 역무 서비스"

인터넷 사용을 원하는 장소에 광케이블 선로 접근이 어려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지역을
전기통신 시행령에 의거 200M까지 KT통신시설 공사 비용을 지원받는 서비스 제도

 

대한민국 사람은 누구나 원하는 장소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는 소리입니다. (=우리나라에 인터넷 소외지역은 없다)

단, 원래는 나라가 다 내줘야 하는데, 수용범위를 넘는 환경은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습니다. (200M까지) 

 

2020년부터 시행 중인 보편적 역무서비스는 분명 취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그  조건부에 걸리는 대게 시골지역이라면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듭니다. 인터넷 하나 쓰려는데 300만원, 1200만원이 든다는 소리가 바로 이래서 나오는 것입니다. 

 

하기표가 고객부담금입니다. 

 

보편적 역무 서비스 고객부담금
보편적 역무 서비스 고객부담금

 

 

잘 이해가 안 가신다고요?

제가 공부한 대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시골 인터넷 설치과정
시골 인터넷 설치과정

 

 

시골집에 인터넷을 설치하려면, 주변에 KT통신주가 있는지 또는 KT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가구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선을 따온다고 표현하는데요. 기존 인터넷이 되는 곳에서부터 새로 설치할 곳까지 KT통신선(광케이블)을 신규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KT통신주는 한전 전봇대와 달리, 상대적으로 가늘고 KT(olleh) 마크가 붙어있습니다.

 

 

예전에는 한전 전봇대를 통해 KT광케이블을 연결했는데, KT가 공사에서 민간기업으로 전환되면서 KT를 이용하려면 무조건 KT통신주를 통해야 합니다. 

 

운이 좋아 가까이에 KT통신주가 있으면 바로 인터넷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아닌 경우라면 돈과 시간이 듭니다.  

  • 거리가 80m 이내라면, kt가 전액 부담해서 통신주를 심어줍니다. 참고로 통신주는 40m 간격으로 설치합니다. 
  • 80m~ 200m 이내라면, 통신주 1개당 11만 원을 개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말은 그러한데 실제는 더 소요된다고 합니다. 
  • 200m가 넘어가면 실비로 청구됩니다. 평균 통신주 1개당 60만원 이상 소요됩니다. 

 

거리측정 역시 직선거리가 아니라 선로를 낼 수 있는 거리로 오른쪽으로 갔다가, 앞으로 갔다 등 최적의 거리를 찾아 계산하기에 더 길어집니다. 대부분 전봇대 옆에 함께 설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점을 반영하면, 진정 산골 오지로 넘어가는 순간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신청해도 통신주 작업부터 인터넷 설치까지 최소 3주 이상 소요되고요.  

 

그러다 보니 시골 주민 입장에서 인터넷 한번 설치하는데 몇백만원을 투자해야 하고, 한전 전봇대를 이용하면 될 것을 굳이 통신주까지 박아야 하니 답답해 하는 것입니다. 또한 자부담해서 통신주를 설치해도 결국 소유권은 kt로 넘어갑니다. 참 복잡한 문제지요?

 

이런 불편한 점을 알기에, 통신사들이 고객만족 및 경쟁차원에서 한전에 사용 신청 않고 무단으로 통신선을 깔아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전 전봇대를 이용하려면 사용신청을 해야 하는데, 승인받는 절차도 있고  승인이 나도 소액의 임대료를 한전에 내야 하기에 그냥 무단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진즉부터 알고 있던 한국전력공사는 도시미관 개선 및 전봇대 안전성 확보를 위해 2027년까지 전봇대 무단 설치 통신선을 정비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만큼, 시골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다시 부모님 집으로 넘어오겠습니다. 

부모님 윗집에는 ADSL 방식(기존 전화선 이용)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ADSL은 광케이블대비 속도도 느리고 거리에 따라 신호품질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어 요즘은 잘 선호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방법이 없겠나 하던 찰나 최근 이사 온 집에서 KT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아내어, 끌어올 수 있었습니다.

만약 아니었다면 머리가 매우 아팠겠죠?

 

그래서 종합적으로 일단 시골에 인터넷을 설치하려면

 

1. 집 주변에 KT통신주나 인터넷이 설치된 가구를 찾습니다. 

2. 안보이거나 보이는데 거리가 80m 이상 떨어져 있다면, 보편적 역무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인지, 비용이 얼마 드는지 현장실사를 신청합니다. 

 

 

▼ 보편적 역무 서비스 신청하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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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저도 안되면, 무선 라우터 도입 또는 위성 접시를 달아야 한다는데. 참 어렵네요. 

부디 나라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줬으면 합니다.